류현진 강력한 선발 코빈 어떻게 상대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6-11 11:16


LA 다저스 류현진이 오는 13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강력한 선발투수를 만난다. 류현진이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상대가 강하면 나도 강해져야 한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강력한 선발투수를 만난다.

류현진이 상대할 선발은 애리조나의 에이스인 왼손 패트릭 코빈(24)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년차로 현재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중이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위를 달리며 사이영상급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코빈은 2009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아 입단한 뒤 이듬해 7월 트레이드를 통해 동료 3명과 함께 애리조나로 둥지를 옮겼다. 마이너리그에서 차곡차곡 기량을 쌓고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승8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코빈이 등판한 1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코빈은 류현진과 비슷한 점이 많다. 직구 구속은 최고 94~95마일 정도이고, 제구력이 안정적이며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71%로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변화구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류현진으로서는 시즌 7승째를 올리려면 무조건 코빈보다 나은 피칭을 해야 하는데, 다저스 타선이 코빈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류현진은 지난 4월14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으며 6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적이 있어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가 특급 에이스라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가장 수준높은 투수와 상대를 하기 때문에 류현진으로서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에이스 투수와 맞대결한다는 사실은 투구에 어떤 영향을 줄까. 류현진은 지난 4월3일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16승을 올린 범가너는 초년병 류현진이 보는 앞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3실점(1자책점)으로 역투를 펼쳤지만 안타 10개를 맞는 등 고전한 끝에 패전을 안았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컸던데다 상대투수가 너무 강했다.

당시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타자와 승부를 하는데 상대투수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팀이 공격하고 있을 때 투수는 상대투수의 피칭을 지켜본다. 자신보다 잘 던질 경우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게 돼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도 상대가 잘 던지고 못던지느냐는 심리적은 측면에서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류현진은 3,4,5선발들과 주로 경쟁을 했다. 류현진과 만난 상대 선발투수 가운데 맞대결 직전 평균자책점이 4.00 이하였던 경우는 11번중 4번 밖에 없었다. 나머지 7번은 그리 강력한 선발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을 따냈던 5월28일 LA 에인절스전의 선발 조 블랜튼은 직전까지 1승7패, 평균자책점 6.19의 부진을 보였다. 블랜튼은 9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10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현진이 5월23일 시즌 5승을 따냈을 때 상대 밀워키의 선발은 신인 윌리 페랄타로 당시 3승4패,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한 그저 그런 투수였다. 지난 4월8일 메이저리그 데뷔 첫승의 상대팀 피츠버그의 선발은 무명의 제프 로크였다. 그는 현재 5승에 평균자책점 2.39의 수준급 투수로 성장했지만, 당시 류현진을 상대로는 6이닝 8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물론 류현진은 성격 면에서 외부 영향에 민감한 투수는 아니다. 자신만의 리듬에 따라 경기를 운영하는 전형적인 '자기주도적(self-oriented)'인 스타일이다. 자기 공에 대한 확신과 타선에 대한 믿음에 덧붙여 집중력을 더욱 발휘한다면 승산은 높다. 넥센 김병현은 지난달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승리를 따낸 뒤 "상대가 니퍼트라 1점을 주면 질거라 생각했다. 1회 실점을 해서 기분이 조금 안좋았지만, 이후 더욱 집중하려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상대가 무패 행진중인 코빈이라는 사실이 류현진의 집중력을 더욱 북돋워 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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