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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강하면 나도 강해져야 한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강력한 선발투수를 만난다.
에이스 투수와 맞대결한다는 사실은 투구에 어떤 영향을 줄까. 류현진은 지난 4월3일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16승을 올린 범가너는 초년병 류현진이 보는 앞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3실점(1자책점)으로 역투를 펼쳤지만 안타 10개를 맞는 등 고전한 끝에 패전을 안았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컸던데다 상대투수가 너무 강했다.
당시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타자와 승부를 하는데 상대투수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팀이 공격하고 있을 때 투수는 상대투수의 피칭을 지켜본다. 자신보다 잘 던질 경우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게 돼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도 상대가 잘 던지고 못던지느냐는 심리적은 측면에서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류현진은 성격 면에서 외부 영향에 민감한 투수는 아니다. 자신만의 리듬에 따라 경기를 운영하는 전형적인 '자기주도적(self-oriented)'인 스타일이다. 자기 공에 대한 확신과 타선에 대한 믿음에 덧붙여 집중력을 더욱 발휘한다면 승산은 높다. 넥센 김병현은 지난달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승리를 따낸 뒤 "상대가 니퍼트라 1점을 주면 질거라 생각했다. 1회 실점을 해서 기분이 조금 안좋았지만, 이후 더욱 집중하려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상대가 무패 행진중인 코빈이라는 사실이 류현진의 집중력을 더욱 북돋워 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