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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세터가 3명? KIA의 '김주찬 효과' 시즌2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6-11 10:43 | 최종수정 2013-06-11 10:43



밑바닥을 쳤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그 중심엔 '김주찬 효과 시즌2'가 있다.

최근 KIA엔 또다시 김주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즌 초반 보여준 모습과는 살짝 다르다. '3번타자' 김주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1~3번타자, 바로 이용규 김선빈 김주찬이 KIA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주찬은 지난 2일 경기부터 3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두번째 선발출전부터 3번 자릴 지키고 있다.

김주찬이 3번 타순에 배치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족한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다. 그동안 3번타자로 나섰던 이범호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넥센과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선 고질적인 햄스트링 문제 때문에 아예 출전하지 않았다. 여기에 외야수 김원섭도 왼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다시 악몽이 시작되는 듯했다. 최근 KIA의 라인업을 보면, 시즌 초와는 많이 다르다. 두터웠던 외야는 이제 겨우 세 자리를 채우는 수준이다. 시즌 전 넘친다던 외야수는 부상과 트레이드로 인해 확 줄었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던 나지완이 우익수로 출전할 정도. 여기에 1루와 3루는 백업요원인 김주형과 박기남이 지킨다.

김주찬 복귀 전엔 라인업의 무게감이 확 떨어져 보였다. 통증이 남아있음에도 강한 의지로 조기복귀한 김주찬이 오면서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졌다.

사실 김주찬에게 가장 좋은 자리는 2번타자다. 리드오프 이용규와 함께 테이블세터로 짝을 이루는 게 KIA의 시즌 전 밑그림이었다. 둘이 합쳐 100도루도 가능하다며, '초음속 듀오'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던 김주찬이 개막 후 4경기만에 사구로 인한 불의의 손목 부상으로 자릴 비웠다. 여기서부터 엇박자가 시작됐다. 신종길이라는 훌륭한 대체자가 나왔지만, 신종길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KIA는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김주찬 공백 이후 다시 KIA의 테이블세터로 자리를 잡은 이용규(오른쪽)와 김선빈.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30

사실 김주찬이 건강하게 복귀한 후, KIA 라인업은 9번 김선빈-1번 이용규-2번 김주찬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번 이용규-2번 김선빈-3번 김주찬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순이 만들어졌다.

좋은 선구안, 정확한 컨택트능력, 그리고 빠른 발로 밥상을 차리는 테이블세터가 3명이 된 느낌이다. 하위타선의 1번타자 역할을 했던 김선빈의 페이스가 너무나 좋아, 이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타순이 나왔다. 김선빈은 10일까지 타율 3할3푼1리로 타격 4위, 60안타로 최다안타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빠른 발을 가진 김선빈과 김주찬이 뒤에서 버티자, 부진했던 이용규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상대투수로서는 1회부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출루시키면 선취점을 내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셋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주 연패를 끊어냈던 4일 롯데전과 8일 넥센전의 공통점은, 세 명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는 점이다. 게다가 3번타자 김주찬이 쐐기타점과 결승타점까지 뽑아내줬다.

김주찬의 3번 배치, 물론 시즌 전 구상과는 다소 어긋난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 KIA 팀 상황에 맞춰보면, 최적의 라인업이다. 김주찬 효과 '시즌2'가 KIA에게 반등의 기회가 될까. NC-SK-한화, 하위권 세팀과의 9연전에서 판가름날 것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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