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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사이드암스로 이재곤(25)은 올초 스프링캠프에서 건진 최고의 수확물이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만 해도 이재곤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그랬는데 올초 사이판과 가고시마 캠프에서 이재곤이 기대 이상의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선발 로테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재곤은 88년 동기생인 KIA 양현종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 서로 선발 등판일 오전에 '컨디션은 괜찮냐'고 안부를 묻는다. 또 등판 결과에 따라 축하와 위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양현종은 현재 KIA의 좌완 에이스다. 7승(1패)으로 다승 공동 선두다. 2009년 12승, 2010년 16승으로 이미 두 차례나 10승 고지를 밟았다.
전문가들은 이재곤도 충분히 선발 10승을 할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혼란에 빠졌었다. 2011년 커브를 새롭게 익히다가 주무기인 싱커의 위력까지 잃어버렸다. 간혹 새로운 구종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공에 자신감을 잃으면서 이재곤은 타자와 정면 승부 대신 자꾸 피해가려고 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요즘 이재곤은 매우 공격적인 투수가 됐다. 정민태 롯데 투수코치가 그걸 주문한다. 또 포수 강민호가 공격적으로 사인을 낸다. 실투를 해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더라도 계속 던지게 한다.
이재곤에게 시즌 10승이 목표냐고 물었다. 그는 "승수나 보여지는 기록에 대해선 생각을 안 한다. 내 목표는 한 게임을 후회없이 던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곤의 웃을 때 보이는 치아 교정기가 강렬한 햇빛에 반짝 반짝 빛났다. 이재곤의 치아가 제자리를 잡아가듯 그가 맡을 역할도 가득이 잡혀가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