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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 투수 다나 이브랜드가 진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브랜드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던 지난달 중순 "날씨가 따뜻해지면 좋아질 것"이라며 신뢰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이브랜드는 선발투수로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이며 국내 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투구폼이 흔들리지 않고 일정하게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호투의 원동력이다. 세트포지션에서는 퀵모션이 빨라 상대 주자를 효과적으로 묶고 있다. 이날 5회에는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김강민의 2루 도루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브랜드는 올시즌 15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이 부문서 삼성 밴덴헐크와 함께 전체 투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시즌초 주자의 움직임을 전혀 견제하지 못해 한 경기에 3개 이상의 도루를 허용한 적도 있다. 그러나 퀵모션이 빨라지면서 주자 견제도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부터 이날 SK전까지 4경기에서 단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두 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저지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퀵모션을 선보였다.
이브랜드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기복을 줄이는 일이다. 게임 또는 이닝마다 들쭉날쭉한 모습은 여전하다. 이날 SK전에서도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4회 2사후 연속 4안타를 맞고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들쭉날쭉한 피칭은 과도한 승부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안타 한 두 개를 맞고 난 후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이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 이브랜드는 얼굴 표정에서 심리상태가 드러나는 스타일이다. 포수 또는 코칭스태프도 이를 도와줘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