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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은 올시즌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달 7일 뒤늦게 1군 데뷔전을 가진 그는 한 달여의 시간 동안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모두가 '물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자신의 현 위치에 대해 냉정히 판단하고 있다. 최근 타격페이스가 떨어진 데 대해 "이제 조금씩 상대가 알아가고 있다"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정도다.
실제로 최근 나성범은 몸쪽 공이 부쩍 많아진 걸 느꼈다. 흔히 장타력이 있는 파워히터에겐 몸쪽으로 바짝 공을 붙여 장타를 피하려 한다. 잦은 몸쪽 공은 타격감을 떨어뜨리기에도 좋은 무기다. 상대의 '견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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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자세를 조금 바꿔보기도 했다. 몸쪽 공을 쳐내기 위해 오른발을 1루 쪽으로 향하게 해 몸을 열어두는 '오픈 스탠스', 그리고 양발을 나란히 배치하는 '스퀘어 스탠스'도 해봤다. 결과는 어땠을까.
나성범은 "스탠스를 바꾸니, 내가 바꾼 것과 반대로 공이 들어오더라"며 웃었다. 사실 타격자세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건 베테랑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타격 준비 자세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밸런스와 타이밍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국 원래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만큼 나성범은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잘 칠까'에 대한 고민이다. 김광림 타격코치 역시 "성범이는 생각이 너무 많다"고 말할 정도다.
나성범은 "투수를 경험했던 게 오히려 타석에선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그가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것과 연관이 있다. '투수의 입장에선 어떻게 던질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김광림 코치는 나성범이 타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면, 무엇이 부족했는지 확실하게 얘기해준다. 나성범 특유의 '적응력'을 믿기 때문이다. 지금 나성범이 타석에서 갖는 고민은 분명한 '성장통'이다. 모처럼 나타난 '괴물 타자'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