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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홈런이 보고 싶다.
한화 김태균은 지난 4월18일 대전 NC전에서 홈런 두 방을 때린 뒤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대전 NC전까지 무려 44일 동안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김태균이 데뷔 이후 이처럼 오랜 기간 홈런을 치지 못한 적은 없었다.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두 번이나 기록했고, 통산 207개의 아치를 그린 김태균이다. 그렇다고 타격감이 나쁜 것도 아니다. 이날 현재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하며 팀내 타격 1위이자 전체 10위에 올라 있다. 문제는 홈런이 터지지 않음에 따라 타율에 비해 타점이 적다는 사실이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타점을 올렸지만, 전체 순위에서는 17위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김태균은 타율 4할2푼5리, 5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대전구장의 펜스가 멀어져 홈런치기가 어려워진 것도 침묵의 이유다.
KIA 최희섭도 홈런을 친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지난달 4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7,8호 홈런을 연거푸 터뜨린 뒤 소식이 끊겼다. 홈런 선두 경쟁을 펼쳤던 최희섭은 현재 SK 최 정, 넥센 이성열 등에 밀려난 상황이다. 이후 1일 LG전까지 최희섭은 19경기에서 타율 2할3리에 홈런없이 타점 3개에 그쳤다. 타격감도 덩달아 떨어진 형국이다. 최희섭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KIA의 득점력도 크게 저하됐다. 같은 기간 KIA는 9개팀중 가장 적은 게임당 3.75득점에 그쳤다. 최희섭이 부진에 빠진 것은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구안이 떨어지면서 유인구에 배트가 쉽게 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삼성 이승엽도 좀처럼 장타를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이승엽이 마지막으로 홈런을 날린 것은 지난달 11일 포항 KIA전이다. 김태균과 마찬가지로 시즌 홈런수가 3개에서 멈춘 지 꽤 오래됐다. 1일 대구 롯데전까지 이후 16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타점 9개를 기록했다. 이승엽의 홈런수가 부쩍 준 것은 마인드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지난해 일본에서 복귀한 이후 홈런보다는 정확히 맞히는 타격으로 일관하고 있다. 찬스에서는 좀더 집중력을 발휘해 안타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삼성 입장에서는 이승엽의 홈런 한 방이 아쉬울 때가 있다.
올시즌 들어 홈런 부문 세대교체 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홈런 타자들의 출현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홈런 타자들의 동반 침체는 경기력이나 흥행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