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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는 말에 기자 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29일(한국시각) 에인절스전에서 첫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쏟아진 취재경쟁까지 한껏 즐겼다.
9회말 다저스의 마지막 수비가 시작되자 다저스 스타디움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렀다. 순간 경기장에는 류현진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흘렀다.
'강남스타일'을 배경삼아 류현진이 당당한 걸음으로 덕아웃을 나서자 홈 팬들은 괴물 루키의 첫 완봉승을 기립박수로 기원했다.
9회말 류현진의 볼 하나하나에 환호하던 팬들의 환호성은 류현진이 2아웃을 잡아내자 절정에 달했다. 9회말 2사에 등장한 마이크 트라웃이 2루 땅볼로 아웃되는 순간, 관중들은 LA 몬스터의 첫 완봉승을 다시 한 번 기립박수로 축하했다.
류현진은 4회초 마크 트롬보의 타구에 왼쪽 발목을 강타당했다. 이로 인해 류현진의 왼발에는 붕대가 감겨있었고, 걸음걸이도 약간 절뚝거렸다.
"발은 괜찮냐"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던 류현진은 웃음을 잃지 않고 "뼈는 부러지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말에 기자 회견실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밝았다.
-첫 완봉이다. 소감은 어떤가.
이렇게 빨리 완봉을 할 줄은 몰랐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일군 승리라 더 기쁘다.
-평소보다 강한 볼을 던진 것 같다. 컨디션이 더 좋았나.
홈인 LA에서 던지면 항상 편하다. 오늘도 경기 전부터 몸상태가 좋아서 결과도 좋았던 것 같다.
-4회 마크 트롬보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다.
(웃으며)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
-2, 3회 직구 구속을 줄이면서 완급조절을 하는 것 같았다.
아직 상대를 해보지 않은 타자들이 많아 완급조절을 하는 건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
-지금도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힘들기 때문에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처음부터 내가 안 한다고 했다.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한국에서 등판하면 120개씩 던진 적이 많았다. 이후 회복에 집중하고 싶어서 쉬어봤다. 그래도 별 문제가 없길래 불펜피칭을 중단한 것 뿐이다.
-에인절스의 타자중 가장 신경 쓰인 타자는 누구였나.
1번부터 4번타자를 특히 신경썼고 잘 막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언제쯤 완봉승을 예감했나.
예감한 적은 없다. 7회 종료 후 투구수가 적었다. 그때 스스로 도전해 보자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 가장 만족하는 점은.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게 가장 기쁘고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등판때 느끼는 특별한 부담감은 없나.
부담은 없다. 6~7이닝은 던지자는 마음과 팀의 승리만을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 타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국 타자들이 공격적이고 힘이 강하다. 11번의 경기 동안 느낀 것은 그 두가지다.
-절친 크루즈가 결승 홈런을 쳤다.
양 팀이 점수가 안나던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더욱 고마웠다.
-지난 밀워키전을 마치고 무실점 경기를 목표로 했다. 달성 소감은.
오늘처럼 항상 무실점했으면 좋겠다.(웃음)
-직구가 95마일이 나왔다. 본인 구위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데뷔 이후 오늘 경기의 직구가 가장 마음에 든다. 직구가 좋아지니 다른 구종도 살아나는 느낌이다.
-류현진 등판 때 팀 타선도 잘 터지는 것 같다.
다른 경기에 비해 내 등판 때 점수가 많이 나는 것 같아 기분좋다.
-팀 내 어떤 선수로부터 심리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는가.
팀의 모든 투수들이 도움을 준다. 그리고 궁금한 게 생기면 커쇼에게 많이 묻는데 항상 친절히 대답해줘서 고맙다고 느낀다. LA=곽종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