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식 5일 로테이션 편해졌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5-23 06:30


LA 다저스 류현진이 4일 휴식후 등판한 23일(한국시각) 밀워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인 7⅓이닝을 던지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식' 등판 노하우를 완벽하게 체득했다.

류현진은 국내에서 뛰던 7시즌 동안 5일 휴식후 6일째 등판하는 일정이 가장 많았다. 다저스 입단이 확정될 당시에도 류현진은 "한국에서는 5일 휴식이 가장 편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경기수가 많다. 4일만 쉬고 등판하는 일정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었다. 즉 메이저리그에서는 일반화돼있는 4일 휴식후 5일째 등판하는 방식(5일 로테이션)에 하루빨리 적응해야 함을 우선과제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4일 휴식후 등판이 익숙하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컨신주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6안타를 맞고 2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다저스의 9대2 승. 지난 12일 마이애미전 이후 11일만에 승수를 추가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3.42에서 3.30으로 낮추며 똑같이 5승을 마크한 팀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완벽한 원투펀치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다 이닝을 던지며 이닝이터로서의 능력도 보란듯이 발휘했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의미는 4일 휴식후 등판임에도 시종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며 팀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애틀랜타전에서 류현진이 올시즌 최소인 5이닝을 던졌을 때 돈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반 류현진이 지쳐보였다"며 체력에 관한 우려를 나타냈었다. 이날 밀워키전을 앞두고도 매팅리 감독은 "메이저리그식 등판일정에 적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5일 휴식보다는 4일 휴식후 등판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며 류현진에게 등판 일정에 익숙해 질 것을 주문했다.

애틀랜타전 이후 4일 휴식을 거쳐 5일째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밀워키 강타선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컨디션 조절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떨쳐버렸다. 매팅리 감독의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실천한 셈이다. 이날 밀워키전을 포함해 올시즌 4일 휴식후 등판한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5일 휴식후 등판한 3경기에서는 2승에 평균자책점 3.06, 6일 이상 휴식후 등판한 2경기에서는 1패에 평균자책점 4.38을 각각 마크했다. 이제는 4일 휴식 후 등판을 더 편하게 느낄만한 수준까지 적응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저스는 지난 16일 워싱턴과의 홈경기를 마친 뒤 애틀랜타와 밀워키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을 치렀다. 류현진은 서부→동부→중부로 연결되는 험난한 일정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실제 류현진은 이날 밀워키 타자들을 상대로 뛰어난 완급조절과 경기운영능력을 과시했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92마일(148㎞)에 그쳤지만, 커브의 비중을 높이면서 완벽한 제구력을 유지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8회에도 92마일짜리 공을 뿌렸고,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그만큼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6회 밀워키의 간판타자 라이언 브런에게 한복판 커브를 던지다 좌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데 없는 피칭이었다.

다저스는 24일 LA로 이동한 뒤 25일부터 6월13일까지 20일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20연전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친다. 오는 29일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나서는 류현진은 이후 4일 휴식후 등판 경기를 3차례나 더 치러야 한다. 초여름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시점, 류현진에게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험난한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밀워키전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긴 이닝을 던지면서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보여준 만큼 연속적인 4일 휴식후 등판 로테이션도 무난하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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