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 4일 간의 휴식 약일까? 독일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5-14 10:27 | 최종수정 2013-05-14 10:27



LG에게 주어진 나흘 간의 휴식. 어떤 의미일까.

9개 구단 체제로 인해 한 팀씩 돌아가며 갖는 4일 간의 휴식. 대부분이 이 휴식을 달콤하다고 한다. 하지만 5월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는 LG에는 이 휴식이 도움이 될 지, 아니면 독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LG는 12일 부산 롯데전을 끝으로 주중 3연전을 쉬게 됐다. 이 때까지 5월 치른 10경기에서 단 2승 만을 거두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때문에 하락세에서 경기를 쉬는 것이 LG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 많다. 김기태 감독도 롯데전 후 "쉬는 기간 동안 팀을 잘 추스러 주말 3연전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LG의 상황이라면 휴식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3연전 휴식의 장점 중 가장 중요한 두 요소가 바로 원투펀치의 재출격, 그리고 선수들의 체력 보충. 문제는 이 두 요소 모두 LG의 팀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LG는 외국인 원투펀치 리즈와 주키치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리즈는 지난 4월 10일 NC전 승리 이후 5연패 중이다. 나오면 진다. 고질인 경기 초반 제구불안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나란히 부진했던 주키치는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푹 쉬고 나서 상대해야할 팀이 KIA다. KIA는 주키치의 천적. 통산 6경기 선발등판해 3패 만을 떠안았다. 결국 LG는 KIA와의 3연전에 리즈-우규민-신정락 또는 우규민, 신정락 중 한 명을 대신해 신재웅이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다. 선발 구성만 보면 휴식의 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

또 하나, 선수들의 경기 감각 문제다. 5월 LG의 경기를 보면 야수들의 개인 성적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안타는 칠만큼 쳤다는 얘기. 문제는 응집력이었다. 득점 찬스만 되면 무기력해졌고, 어이없는 본헤드플레이로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시 말해, 개인 슬럼프나 체력적 문제 등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휴식은 오히려 경기 감각을 떨어뜨리는 역할만 한다. 한 구단의 야수는 "4일을 쉬고 나온 첫 경기는 새 시즌을 치르는 기분이 들 정도로 낯선 느낌"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투수 로테이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쉬고 나온 팀은 꼭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필이면 돌아오는 주말 3연전이 KIA전이다. KIA가 강팀일 뿐더라 연휴가 이어져 3경기 모두 만원관중이 예상돼 선수들의 긴장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이 그동안의 부진을 침착하게 돌이켜본다면 그 원인을 찾고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또, 부상 선수의 회복 기간을 벌어주는 측면도 있다. LG는 공교롭게 포수 현재윤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해줘야 할 이진영과 필승조 유원상의 공백도 아쉽다.


과연, 휴식 후 LG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번 휴식 간의 재정비가 LG의 올시즌 운명을 가를지도 모른다. 현재 LG는 5할 승률 기준으로 -4승에 머물러있다. 여기서 더 처진다면 올시즌 상위권 팀들의 행보를 봤을 때 일찌감치 마음을 비워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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