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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게 주어진 나흘 간의 휴식. 어떤 의미일까.
하지만 현재 LG의 상황이라면 휴식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3연전 휴식의 장점 중 가장 중요한 두 요소가 바로 원투펀치의 재출격, 그리고 선수들의 체력 보충. 문제는 이 두 요소 모두 LG의 팀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LG는 외국인 원투펀치 리즈와 주키치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리즈는 지난 4월 10일 NC전 승리 이후 5연패 중이다. 나오면 진다. 고질인 경기 초반 제구불안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나란히 부진했던 주키치는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푹 쉬고 나서 상대해야할 팀이 KIA다. KIA는 주키치의 천적. 통산 6경기 선발등판해 3패 만을 떠안았다. 결국 LG는 KIA와의 3연전에 리즈-우규민-신정락 또는 우규민, 신정락 중 한 명을 대신해 신재웅이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다. 선발 구성만 보면 휴식의 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투수 로테이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쉬고 나온 팀은 꼭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필이면 돌아오는 주말 3연전이 KIA전이다. KIA가 강팀일 뿐더라 연휴가 이어져 3경기 모두 만원관중이 예상돼 선수들의 긴장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이 그동안의 부진을 침착하게 돌이켜본다면 그 원인을 찾고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또, 부상 선수의 회복 기간을 벌어주는 측면도 있다. LG는 공교롭게 포수 현재윤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해줘야 할 이진영과 필승조 유원상의 공백도 아쉽다.
과연, 휴식 후 LG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번 휴식 간의 재정비가 LG의 올시즌 운명을 가를지도 모른다. 현재 LG는 5할 승률 기준으로 -4승에 머물러있다. 여기서 더 처진다면 올시즌 상위권 팀들의 행보를 봤을 때 일찌감치 마음을 비워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