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내기 홈런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탓이었을까. 상대가 왼손 투수를 냈기 때문일까.
추신수는 전날 애틀랜타전에서 특급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의 96마일짜리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하지만 이날은 상대 선발 마이크 마이너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초구에 방망이를 갖다 댔지만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났고, 3회 1사 후에는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5회 2사 1루에서는 풀카운트 끝에 마이너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앤서니 바바로를 상대로 11구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150㎞짜리 직구에 서서 삼진을 당하고 돌아섰다.
팀동료이자 같은 왼손 타자인 조이 보토는 좌우 투수 상대타율에 큰 차이가 없다. 보토는 이날까지 오른손 상대로 3할2푼6리, 왼손 상대로 2할9푼5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또다른 왼손 타자인 제이 브루스의 경우 오른손 상대 타율이 2할1푼6리에 불과한 반면, 왼손 상대로는 3할1푼3리를 쳤다.
왼손 타자가 왼손 투수에 약한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이지만, 추신수의 경우 그 정도가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시즌 추신수의 유일한 과제라면 역시 왼손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