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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에게 올시즌은 위기였다. 손주인의 영입으로 치열해진 내야 주전 경쟁.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지자 의욕이 떨어졌다. 간혹 대타로 타석에 섰지만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무기력하게 물러서는 일이 반복됐다. 10타석에서 안타는 단 1개도 없었다.
김민성 대신 3루 8번 타자로 이름을 올린 서동욱. 염 감독의 기대감은 현실이 됐다. 서동욱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선 첫 타석부터 '일'을 냈다. 0-0이던 2회 2사 1,2루. 왼쪽 타석에 서기 전 서동욱은 갑자기 돌아섰다. 1루측 LG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지금은 상대 응원팀이 된 LG 관중석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하지만 불과 잠시 후 LG 응원석에서는 탄식이 흘렀다.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서동욱이 우중간을 깨끗하게 갈랐다. 선제 2타점 3루타. 넥센 입단 첫 타석에서 화끈한 신고식. 2013시즌, 자신의 첫 안타. 평생 잊을 수 없는 마수걸이 안타가 터졌다. 4회 무사 1,2루에서는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며 벤치 작전을 수행했다. 서동욱은 6회 2사후 깨끗한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