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LG 박용택이 6회 대기 타석에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헬멧을 얌전히 벗어놓고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25
"휴게소에서 누가 소리를 내며 타격 자세를 취하더라고."
NC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준 후 서울로 올라오는 길. LG 김기태 감독은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LG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애연가 김 감독은 담배 한 대를 태우기 위해 인적이 드문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때 김 감독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어두운 곳에서 한 사람이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내며 상체를 돌리고 있더란다. 자세히 보니 그 주인공은 제자 박용택이었다. 김 감독은 "용택이가 버스에서 타격 밸런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나보더라. 그렇게 생각했던 자세의 감을 찾기 위해 잠시 쉬는 시간 동안 버스에서 내려 밸런스를 잡는 훈련을 한 것이다. 그 노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결국, 박용택의 이러한 노력이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박용택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4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3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1회 흔들리는 김선우의 기선에 확실히 제압하는 2번째 득점을 이끌어낸 안타가 값졌다.
박용택은 경기 후 "새벽 휴게소에서 밸런스를 잡는 연습을 했고, 실제 경기에서 타격에 응용하려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