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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를 강팀으로 분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책이 적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최근 몇 년 간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실책이 적어야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삼성과 SK는 2000년대 후반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의 양분하다시피했다.
지난해 롯데는 133경기에서 83실책을 했다. 경기당 0.62개였다. SK(63개) 삼성(67개) 보다 많았지만 올해 보다 적었다.
올해 롯데 선수들은 시즌 초반,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롯데는 4월 28일 잠실 LG전에서 안타(2개) 보다 많은 실책(3개)으로 무너졌다. 2회 손아섭(우익수), 3회 박종윤(1루수), 5회 박기혁(유격수)이 차례로 실책을 했다. 박종윤는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트렸다. LG는 2회 1점, 3회 1점을 뽑았다.
지금까지 롯데 황재균이 4실책, 박종윤 박기혁 손아섭 등이 나란히 2실책을 기록했다. 황재균은 수비가 불안하지만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마땅한 백업 선수가 없다. 1루는 장성호와 박종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그런데 둘 다 수비가 불안하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실책성 플레이를 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2루수 조성환과 유격수 박기혁의 수비도 철벽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러다보니 롯데 내야 전 포지션에 균열이 나 있다.
롯데는 시즌 초반 투타 밸런스가 무너져 고전하고 있다. 마운드가 안정을 보이면 방망이가 침묵했다. 반대로 타선이 터진 경기에선 마운드가 무너져 경기를 망쳤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타 밸런스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수비 실책이 터져나오고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 일성으로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이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그러면서 롯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김 감독은 김승회 홍성민 등을 보강하면서 마운드를 앞세운 '지켜서 이기는 야구'를 구상했다. 또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한 베이스를 더가는 발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책으로 수비까지 무너지면서 무척 혼란스런 상황이다. 대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