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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휴식일도 자율! 초보감독 염경엽의 자신감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4-25 11:33 | 최종수정 2013-04-26 06:52



염경엽 감독과 얘길 해보면, '1년차 감독'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 만의 야구관이 확실하다.

성공하지 못한 선수, 그리고 긴 프런트생활과 코치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곳에서 내공을 기른 모습이다. 그가 내뱉는 "내가 실패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들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기가 믿고 있는 것은 시도해보자는 생각도 강하다. 올시즌 실패한 부분은 내년에 고치면 된다는 생각이다. 초보 감독의 조급함 대신, 길게 보기로 처음부터 마음을 먹었다. 자신이 세운 원칙은 확실히 지킨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색적이었다. 캠프 시작부터 선수들에게 미리 "넌 주전이다", "올해 넌 백업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해줬다. 보통 전지훈련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시범경기 때까지 '경쟁'을 강조하는 이전 감독들과는 완전히 상반된 행보였다. 주전과 백업에 맞는 시즌 준비가 보다 효율적이라고 믿었다.

넥센은 시즌 초반 분명히 좋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안정돼 있다. 염 감독이 노렸던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져가고 있다. 25일 현재 13승7패로 승률 6할5푼. 3경기를 덜 치른 1위 KIA(12승1무4패, 승률 7할5푼)에 1경기차 2위다. 지난해보다 더욱 놀라운 페이스다.

염 감독은 야구는 '장기 레이스'임을 강조한다. 넥센만의 '루틴'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연승도 있고 연패도 나온다. 단시간에 무리하기 보다는, 순리대로 해나가 흐름을 유지하자는 생각이다. 선수들에겐 늘 "너희가 할 부분만 잘 하면 된다"고 말한다. 선수들은 개인 기록을 신경 쓰면서도, 캠프 때 준비한 작전만 확실히 수행하면 된다.

휴식에 있어서도 독특한 행보다. 선수들에게 '자율'을 강조했다. 스프링캠프 때 선수 개개인에게 '1일 휴식권'을 준 그다. 훈련의 효율성을 위해서였다. 몸상태가 안 좋거나, 집중이 안 되는 날. 훈련해봐야 소용 없다고 느끼는 날엔 과감히 쉬라는 것이었다.

또한 일부 주축선수들에겐 스스로 훈련 일정을 짜도록 했다. 일정 궤도에 오른 선수는 '시켜서'가 아닌,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넥센은 26일부터 4일간 휴식을 취한다. 홀수구단 체제에서 발생하는 한 팀의 휴식. 이번 주말은 넥센의 올시즌 첫 휴식일이다. 염 감독은 이번 휴식기를 "다음달 17일부터 오는 두번째 휴식까지 100%로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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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번에도 '자율'을 줬다. 공식적으로 팀의 훈련일은 27일 토요일 하루다. 3~4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29일 월요일엔 오전 10시부터 목동구장에서 3시간 가량 훈련한 뒤, 대구 원정길에 오른다. 이틀을 훈련하는 구조. 하지만 염 감독은 4일 동안 스케줄에 얽매이지 말고 운동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 현재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훈련에 집중하도록 했다. 선수는 타격 훈련, 수비 훈련, 러닝 훈련 등의 시간을 알아서 배분한다. 하루종일 방망이만 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는 "이틀 쉬고 싶은 사람은 쉬겠죠"라며 웃었다. 하지만 쉬라고 쉬는 선수들이 아니라고 했다. 염 감독은 "캠프 때도 그랬지만, 자율을 주면 이 정도 선수들은 알아서 한다. 그리고 원해서 하는 훈련에선 집중력이 올라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훈련 방향대로 흘러간 캠프에 만족하면서, 휴식 때도 이를 적용하는 모습이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하지만 '염경엽호 넥센'은 분명 달라졌다. 과연 시즌 뒤 넥센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시즌 내내 초보 감독의 신선함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일 목동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LG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1,2루 넥센 이성열이 좌월 3점홈런을 치고 들어와 염경엽 감독의 가슴에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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