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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야수들이 즐비하다. 수준급의 선수들이 많고, 타 팀에 가면 주전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백업 요원들도 즐비하다.
사실 김현수가 중심타선에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두산은 상대팀에 대한 위협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많은 포지션 실험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절대적으로 존재감이다.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지난해는 컨택트와 장타력 사이에서 방황했다. 강한 타격이 필요했지만, 컨택트를 버리지 못했다. 당시 그는 "살기위한 야구만을 하고 있다"고 답답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은 상반된다. 타구를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그는 이런 방황에 결론을 내린 것 같다. 김현수는 최근 "(장타에 대한)욕심은 없지만, 강하게 쳐야 안타도 많이 나온다"고 했다.
문제는 부담감이었다. 장타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부담감이다. 그렇다고 장타를 의식하면 컨택트가 떨어진다는 은연 중의 생각.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도를 했고, 마음의 부담도 있었다.
사실 김현수의 스윙 매커니즘은 거의 완벽하다. 타구를 맞히는 능력도 대단하다. 문제는 부담감 속에서 나오는 미세하게 흐트러지는 타격폼이었다.
그런 부담을 올해는 정리한 것 같다. 완벽한 스윙 매커니즘에 강하게 맞힌다면 자연스럽게 장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부담을 떨쳐내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최선의 결론과 선택이다.
올해 그의 시즌 초반은 그리 강렬하진 않다. 하지만 차곡차곡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3할2푼7리, 2홈런, 10타점이다. 출루율도 4할4푼4리다.
올해 그의 부활은 순조롭게 시작되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