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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KIA 선동열 감독은 이색적인 주간 목표를 언급한 바 있다. "주중 SK전에서 2승을 벌었으니, 주말 SK와의 3연전에선 1승만 더 보태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를 것이다."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올해 초 스프링캠프까지. 선 감독은 언제나 '부상 방지'를 입에 달고 살았다. 정규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면, 휴식을 준다. 그 자릴 대체할 선수들도 마련해 놓았다.
아직 복귀 소식이 들리지 않는 윤석민의 케이스를 보자. 잘 나가는 KIA는 아직 100% 전력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윤석민이 아직도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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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은 윤석민의 복귀에 대해 절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제 컨디션이 아니기에 다시 실전피칭을 하는 대신,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게 배려했다. 실전 이후 실전이 아닌, 다시 불펜피칭 단계로 돌아간 것이다.
윤석민은 몸상태가 괜찮다면, 이번 주말 2군 홈구장인 함평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3연전(26~28일)에서 다시 한 번 실전 모의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두번째 실전피칭 결과에 따라, 복귀 시점이 결정된다.
어쨌든 4월 합류는 물 건너갔다. 하지만 선 감독은 지난주 "윤석민이 들어오고 모든 전력이 제대로 갖춰지기 전까진 현상 유지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민과 마찬가지로 시범경기 내내 재활에 매달렸던 김진우 역시 복귀 후 선발 기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 5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등판하고, 19일 인천 SK전까지 무려 2주 동안 휴식을 취했다. "무리할 필요 없다"는 게 선 감독의 지시 사항이다.
비로 최하위 NC와의 원정경기가 취소된 23일에도 선 감독은 "하늘의 뜻인데 어쩌겠나"라며 웃어 넘겼다. 상승세를 탄 팀에게 우천취소는 달갑지 않은 손님과도 같다. 하지만 선 감독은 여전히 '순리대로'라는 생각이다. '장기 레이스'엔 조급함이 가장 치명적인 독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