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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직 구장 관중 감소 위험 수위, 팬들 화났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4-17 20:44 | 최종수정 2013-04-18 06:18


2013년 4월 17일 부산 사직구장의 모습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홈 부산 사직구장에 계속 관중이 줄고 있다. 2013년 국내야구 대부분의 팀들이 앓고 있는 문제다. 그런데 유독 사직구장에서 그 속도가 가파르다. 롯데는 지난 6년 동안 최고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열혈 야구팬들이 많은 부산 시민들은 롯데 홈경기에 열광했다. 지난 2년 연속으로 총 관중 135만명을 돌파했다. 경기당 평균관중이 2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다. 사직구장에 총 2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걸 감안하면 지난해에 평균 좌석 점유율이 71.4%에 달했다. 롯데의 한 해 입장권 수입은 80~90억원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롯데의 막강 마케팅 파워는 팬들로부터 나왔다. 롯데의 스폰서 비용은 국내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다른 구단의 1.5~2배 정도 높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국내 프로스포츠팀 중 롯데가 향후에 유일하게 스포츠마케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사직 구장에 빈 좌석이 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롯데는 인기 구단의 위치를 위협받게 된다. 또 지금 같은 마케팅 파워를 보여주기 힘들 수 있다.

17일 사직구장에선 롯데-넥센전이 열렸다. 오후 6시30분 시작됐는데 구장의 빈좌석이 한 눈에 확 들어왔다. 8회말 롯데 구단이 최종 집계한 관중은 6451명이었다. 섭씨 10도로 날씨가 쌀쌀해 야구를 관전하기에 좋지 않았다. 또 매치 상대가 넥센이었고 선발 매치업이 송승준(롯데)-강윤구(넥센)로 약해 최상의 볼거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산팬들이 최근 롯데에 보내는 반응은 싸늘하다.

이날까지 사직구장에선 총 6경기가 벌어졌다. 단 한 번도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았다.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서 매진에 실패했다. 개막전 관중은 2만6708명으로 매진 실패는 지난 2006년 이후 7년 만이다.

개막전 이후 관중은 1만7828명(3월31일 한화)→1만4569명(4월5일 KIA)→1만9616명(4월 7일 KIA)→7855명(4월16일 넥센)→6451명(4월 17일 넥센)으로 하강곡선을 그렸다. 또 롯데는 17일까지 6연패로 팀 성적마저 부진했다. 개막 5연승 후 1무6패로 떨어졌다. 롯데는 이날 10회 연장전 끝에 2대4로 역전패했다.

요즘 롯데 팬들이 웹 야구게시판 등에서 보이는 반응은 무척 차갑다. 롯데 구단을 향해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현재 롯데 야구는 사직구장에 가서 보기 싫다고 말한다. 이대호(일본 오릭스)도 홍성흔(두산)도 없다. 그들을 대신할 스타가 없다. 그렇다고 호세, 가르시아 같은 홈런을 펑펑 쳐주는 거포 외국인 선수도 없다. 화끈한 공격 야구도 아니다.

그런데 롯데 구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부 좌석의 입장권 가격을 올렸다. 많은 팬들이 불만을 드러냈다. 볼거리가 줄었는데 티켓값을 올렸다고 반발했다. 게다가 이웃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9구단 NC 다이노스가 1군 리그에 뛰어들었다. 창원시엔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 팬들이 많았다고 한다. 롯데팬에서 NC팬으로 갈아탄 야구팬도 적지 않다고 NC 구단은 보고 있다.


이런 반응들이 롯데팬들의 전부를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발길을 돌린 팬들의 다수가 요즘 롯데 구단에 실망했을 가능성은 높다.

롯데 구단은 2013시즌 목표 관중으로 115만명을 잡았다. 지난해 관중 136만8995명 보다 약 21만명(-16%)을 낮춰 잡았다. 이미 시즌 전 관중 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 보다 팬들의 반응은 더 싸늘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2013시즌 주춤하는 흥행에 깜짝 놀랐다. 이사회에서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롯데 구단도 좀더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분명한 돌파구는 있다. 롯데가 부진을 탈출, 승리해야 한다. 또 사직구장에 확실한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올라간 입장권 가격도 재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마냥 기다리면 팬들이 더 외면할 수도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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