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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잘하는 선수는 알아서 상황에 맞춘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속출하는 실책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잠실구장은 비시즌 때 새단장을 마쳤다. 내야 그라운드 흙도 최신식으로 교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흙을 공수해왔다. 홈팀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10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LG 김기태 감독은 "땅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을 비롯해 LG와 두산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흙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어차피 수비 잘하는 선수들은 그라운드 상황에 알아서 맞춘다. 잘 하는 선수는 구장의 특색을 감안해서 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LG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만큼, 홈구장의 이점을 더 활용했으면 했지 이게 약점이 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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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직 새로운 흙이 자리를 잡지 못해 생긴 문제다. 사실 지난해 잠실구장의 불규칙 바운드는 흙 자체가 좋지 못해 생겼다. 땅볼 타구 하나만 지나가도 땅이 변했다. 반면 지금은 경기 도중 스파이크에 일어나는 흙이 많다. 자고로 흙은 밟으면 밟을수록 단단해지는 법이다. 야구장의 흙 역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타구의 속도가 빠른 건 바뀐 흙의 특성 때문이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본디 쉽게 파이지 않고 단단한 흙이다. 잔디에서 흙 부분으로 넘어왔을 때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작년까지는 흙이 고르지 않아 불규칙 바운드가 생겼다. 흙의 질만 생각하면, 불규칙 바운드가 생길 가능성은 지난해보다 훨씬 적다.
현재의 그라운드 컨디션에서 실책을 줄이려면 바운드를 줄여 잡는 해법이 있다. 잔디에서 흙으로 넘어올 때 한 발자국 앞서 수비해 바운드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그만한 스킬과 자신감이 뒤따라야 하는 수비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