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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묘미 중 하나는 의외성. 늘 예상대로라면 조금 지루하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깜짝 스타 탄생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볼거리다.
롯데에도 김주찬 관련 선수가 있다. 7년차 외야수 김문호(26)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솜씨를 뽐내며 김주찬의 FA 이적으로 무주공산이 된 1번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 7경기 타율 0.450, 4득점, 2도루. 4사구도 6개나 골라냈다. 주루사 등 미스플레이를 범하기도 했지만 롯데 테이블 세터 고민을 덜어줄 카드다.
SK에는 8년차 외야수 이명기(26)가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14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무명 선수. 하지만 테이블세터로 나설만큼 빠른 발과 밀어치기에 능한 정교한 타격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5경기 타율 0.450, 4득점, 4타점. 한동민 여건욱 등과 함께 SK의 새 얼굴 돌풍의 중심이다.
개막 1주일. 프로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중고 좌타 유망주들의 유쾌한 반란. 지속가능한 바람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앞으로 더욱 거세질 상대 투수의 집중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매년 반복됐던 실패로 인해 강화된 부정적 기억을 극복해 낼 수 있어야 진정한 블루칩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