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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일찌감치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김동주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SK 선발 레이예스와 2B2S로 맞선 7구째 몸쪽 낮은 148㎞ 커트를 그대로 퍼올려 좌측 담장을 넘는 130m짜리 초대형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사실 지난해 이 2개의 홈런이 전부였다. 98년 데뷔한 이래 제1회 WBC에서 당한 부상으로 한 시즌을 대부분 쉬었던 2006년 4홈런을 제외하고 한자릿수 홈런에 그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천하의 김동주라도 세월의 무게감은 이겨낼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급기야 김동주는 준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서조차 이름이 지워졌다.
지난 2일 역대 18번째로 1600경기에 출장한 김동주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 시즌 확실히 달라졌다. 스프링캠프를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소화한 김동주는 타구를 친 후 1루로 전력 질주를 하는가 하면 예의 근엄한 모습을 탈피해 덕아웃에서 크게 파이팅을 외쳐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또 지난달 30일 삼성과의 개막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꼬박꼬박 1득점씩도 기록하며 확실한 예열을 했고, 이날 마침내 시즌 마수걸이포를 날린 것이다. 무엇보다 전성기 시절의 호쾌한 스윙으로 낮은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큼지막한 홈런을 날린 것은 팀에게나 본인에게 무척 고무적이다.
올 시즌 공공연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만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동주까지 살아난다면 두산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