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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구장에 가면 넥센 사장을 만날 수 있다고?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4-03 19:56 | 최종수정 2013-04-04 06:49


야구팬 중에서 구단 사장을 직접 만나본 팬이 얼마나 될까.

올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서울 목동구장 3루쪽 출입구에 가면 조금 낯선 장면이 펼쳐진다.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를 비롯한 프런트 20여명과 구단 마스코트 턱돌이, 치어리더들이 도열해 관중을 맞는다. 아무래도 낯선 행사이다보니 팬이나 구단 프런트 모두 처음에는 쭈뼛쭈뼛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 금방 적응을 한 듯 했다. 턱돌이가 친근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늘씬한 치어들이 활짝 웃어주며, 구단 직원들이 하이파이브까지 해주니 팬들의 얼굴이 밝아질 수밖에 없다. 구단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면, 즉석에서 구단 최고 경영자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실제로 몇몇 팬은 프런트에 말을 건네기도 했다.

3일 LG전 때는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4시30분부터 30분 동안 손님맞이 행사가 진행됐다. 그렇다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올해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64게임, 전경기에 사무실 필수요원 1명을 빼고 프런트 전원이 나선다고 한다. "열외없이 참가하라"는 이 대표의 엄명이 있었다고 한다. 일부 구단이 시즌 개막전 때 팬들에게 인사를 한 일은 있지만, 구단 전직원이 매경기에 함께하는 것은 히어로즈가 처음이다.

조만간 염경엽 감독과 선수까지 손님맞이 행사에 가세할 것 같다. 염 감독은 "팬들은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다. 팀을 위해서라면 감독도 나서야 한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 사인회를 겸해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야구전문기업인 히어로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모기업의 지원없이 관중수입과 방송중계권료, 스폰서 유치, 마케팅을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히어로즈에 관중은 손님 이상의 존재다. 구단 최고위층이 그만큼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다가설 수 있다.

관중석 출입구를 개방하는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구장을 찾는 관중은 히어로즈 열성팬이라고 봐야 한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모태로 출범한 히어로즈는 한동안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한때 선수를 팔아서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고, 구단 수뇌부가 언제든지 구단을 매각할 수 있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현대 시절 일부 팬들은 히어로즈 선수들을 응원하면서도 구단을 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김병현을 영입하고, 어려웠던 시절에 LG로 보냈던 이택근을 자유계약선수(FA)로 불러들여 어느 정도 믿음을 회복했지만, 구단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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