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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으면서 많이 배웠을 것이다."
그러나 선 감독은 경기후 류현진의 태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선 감독은 "무슨 죄지은 것도 아닌데 인터뷰때 당당했으면 한다. 국내에서 그랬던 것처럼 당당한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게 선배로서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 감독은 "부담에 관해서는 주니치에 있을 때 호시노 감독이 이런 얘기를 해줬다. '너 뒤에 태극마크가 있다고 생각지 말고, 너 자신과 싸워 이기겠다는 생각을 해라'라는 거였다. 현진이도 오늘 우리나라의 류현진이이라는 생각 때문에 너무 부담을 가진 것이 아닌가 한다. 다음 경기는 그런 마음 떨쳐버리고 개인 류현진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현진은 이날 공격적인 피칭을 하며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했으나, 지나치게 스트라이크존을 의식하는 바람에 무려 10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이 부분에 대해 선 감독은 "안타는 많이 맞았지만, 위기관리능력은 좋았다. 그러나 초반 밸런스가 안좋았다. 오른쪽 어깨가 열리고 제구가 잘 되지 않은 것은 힘이 들어갔다는 건데, 그게 부담감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찬호는 "나도 데뷔전부터 124승을 올린 경기까지 한상 긴장했다"면서 "어제 커쇼가 잘 던져서 오늘 상대 타자들이 집중력과 동기부여가 잘 돼있었을 것이다. 그런 타자들을 상대해 패한게 아쉽지만, 데뷔전을 진게 길게 보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용기도 북돋워줬다.
박찬호는 또 "자신이 안좋을 때 소통하는 친구가 빨리 생기면 적응이 더 빠를 것이다. 투수코치나 다른 선발투수들이 그런 친구가 될 확률이 높은데 그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 운동하고 대화하면서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팀동료들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KIA 서재응 역시 "현진이가 한국에서 하루 10안타 맞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아마 거기 가서는 여러번 있을 수 있다. 첫 게임에서 많이 느꼈을 것이다"며 "치고나서 전력질주 안한 것 때문에 말이 있는데, 완전 전력질주는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 걸로 욕먹을 이유는 없다. 오늘 현진이는 긴장했다기 보다는 야구장 시설이나 관중 문화 등 분위기 면에서 흥분이 좀 됐을 것이다.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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