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ident Ryu' 류현진의 당당한 2선발 대처법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3-28 10:07



'류현진은 놀라지도 않았고, 과하게 흥분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개막 2선발의 중책을 맡은 류현진을 바라보는 현지 언론의 시각.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의 LA다저스 담당기자 켄 거닉은 28일(이하 한국시각) 2선발이 확정된 류현진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언제나 그렇듯, 류현진에게선 자신감이 넘쳤다.

류현진은 다음달 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개막 3연전 중 두번째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2선발'이다. 이제 갓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동양인투수의 파격적인 2선발 기용이다. 동양인 메이저리거 중 데뷔 시즌에 가장 높은 선발 순번을 받아들었다,

돈 매팅리 감독은 캠프 시작 때만 해도 "우리 팀 8명의 선발투수 중 누구도 자리가 보장된 이는 없다"며 무한경쟁을 시사했다. 6년간 3600만달러(약 398억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이었다. 현지 언론은 이를 류현진을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3주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매팅리 감독 스스로 류현진의 2선발 기용을 공표했다. 물론 당초 2선발이 유력하던 잭 그레인키가 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일정이 조정되고, 대체자로 보였던 채드 빌링슬리마저 번트 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은 영향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캠프 내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불식시키며 스스로 진가를 입증했다.

MLB.com은 류현진에 대해 'confident Ryu(자신만만한 류현진)'이라고 표현했다. 캠프 내내 위축되는 모습 한 번 보이지 않고 당차게 메이저리그 적응에 나선 그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 류현진은 "기대하던 일"이라며 "물론 그 날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는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매년 고독한 에이스 역할을 해서일까. 류현진은 2선발이라는 자리가 주는 중압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내가 넘버투(No.2)가 아님에도 그 자리에서 던져야 한다는 데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스스로 2인자가 아니라고 자신을 낮추면서도 팀을 위해 반드시 호투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본격적으로 첫 상대인 샌프란시스코의 전력분석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비디오를 통해 상대 타자를 파악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버스터 포지 등의 타자를 봤다고 현지 언론에게 소개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에 대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챔피언일 뿐이다. 올해는 또 다르다. 최고팀을 상대하는 건 신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프링캠프를 통해 변화구를 발전시켜온 과정에 대해 만족했다. 그리고 "항상 정규시즌을 시작하기 전 구속과 제구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며 다시 한 번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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