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많던 왼손 불펜 어디로 갔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3-26 10:18 | 최종수정 2013-03-26 10:18


SK는 예전 불펜의 팀이었다. 선발투수도 가끔은 중간계투로 나설 정도였다.

SK 불펜의 가장 큰 장점은 왼손 투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두 명의 이승호와 전병두 고효준 정우람 등은 왼손 타자만 상대하지 않고 1이닝 이상 소화하며 상대 타선을 막았다. 왼손 투수 다음에 왼손 투수가 또 나왔고 오른손 타자가 나와도 왼손 투수가 나왔다. 왼손 투수는 왼손 타자에 강하다고 하지만 오른손 타자도 왼손 투수는 아무래도 낯설고 SK 왼손 투수들의 기량이 뛰어나 훨씬 위력적이었다.

그랬던 SK에 올시즌 마운드 구성을 보면 왼손이 보이지 않는다.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 등 외국인 투수는 왼손이지만 불펜에는 왼손이 없다. 윤길현 임경완 전유수 이재영 최영필 등 불펜진은 오른손이다. 마무리도 송은범으로 오른손이다. 김 준 민경수 허준혁 등이 왼손 불펜 요원이지만 완벽하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왼손 원포인트 요원으로 1명 정도는 뽑힐 가능성이 높은 편.

지난해엔 박희수와 정우람이 있었다. 박희수는 셋업맨, 정우람은 마무리로 활약하며 SK의 뒷문을 지켰다. 정우람이 군입대하며 박희수가 마무리를 맡게되면서 중간계투진에 왼손이 비었다. 이만수 감독은 국내 선수에서 마땅한 왼손 투수가 보이지 않자 외국인 선수로 눈을 돌렸다. 세든은 선발요원으로 뽑았고 중간계투 요원으로 덕 슬래튼과 계약했다. 슬래튼에게 지난해 박희수와 같은 역할을 기대한 것. 그러나 슬래튼이 갑작스럽게 은퇴를 표명하며 꼬였다. 결국 SK는 외국인 선수를 선발요원으로 뽑기로 방향을 바꿨고, 레이예스와 계약을 했다.

박희수가 현재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초반엔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SK 불펜의 왼손 공백은 어쩔 수 없다. 박희수가 돌아오면 예정대로 마무리를 맡을지는 알 수 없다. 송은범이 마무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중간을 강화하기 위해 박희수가 지난해처럼 셋업맨으로 나설 수도 있다.

오른손 중간계투들이 상대의 강력한 왼손 타자들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SK의 올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왼손 천국이었던 SK가 올해는 오른손 불펜으로 시즌을 맞는다. 윤길현 이재영 전유수 임경완(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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