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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에서 마운드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모든 구단들이 스토리 브리 때면 외국인 투수 계약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다. 올 해 프로야구 9개 전 구단이 외국인 선수쿼터를 투수로 채웠다. 30홈런을 때려줄 타자보다 10승 이상이 가능한 선발 투수가 팀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외국인 타자가 사라지면서 호쾌한 야구를 보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있지만, 구단들은 팀 성적의 기본인 마운드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 대다수 구단이 외국인 투수들에게 1,2선발 역할을 기대한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부상 전력이 있지만 지금은 문제될 게 없을 것 같고, 구위도 괜찮아 영입을 결정했다. 본래 영입 대상 후보에는 없었지만, 다른 외국인 선수를 계속 기다릴 수 없었다"고 했다. 롯데로선 아무래도 갑자기 뽑은 외국인 선수이다보니 불안감이 없을 리 없다.
하지만 24일 옥스프링의 국내 무대 첫 실전 피칭을 본 롯데 관계자들은 조금 걱정을 덜었을 것 같다. 옥스프링이 이날 시범경기 대전 한화전을 통해 5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선발로 나선 옥스프링은 3⅔ 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에 삼진 3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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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프링의 강점은 150km 안팎의 빠른 직구와 커브, 너클볼. 직구에 힘이 있었고, 변화구 제구력도 안정적이었다. 옥스프링은 "커트패스트볼과 커브가 좋았고, 체인지업도 나쁘지 않았다. 김태균을 상대로 너클볼을 두 개 정도 던졌다"고 했다. WBC를 염두에 두고 페이스를 끌어올린만큼 컨디션에 문제가 없었다.
1회 2사 후 한화 3번 김태균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옥스프링은 후속타자인 최진행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태균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4회 2사까지 9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했다.
5년 만의 한국 프로야구 복귀. 첫 경기이다보니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옥스프링은 "동료들과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기 위해 초반 긴장도 했고, 걱정도 했다. 좋은 부분도 있고 안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괜찮았다"며 만족해 했다.
낯선 타자가 많다보니 포수 강민호의 리드를 따랐다고 했다. 옥스프링은 "강민호가 경험많은 포수이기 때문에 편하게 던졌다"며 "열광적인 (부산)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도 좋은 점수를 줬다. 정민태 롯데 투수코치는 "생갭다 좋다. 구질도 다양하고 퀵모션도 빠르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고 했다.
이미 한국을 경험한 옥스프링이기에 적응에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 국내 야구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고, 한국문화에도 비교적 익숙하다.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뛰어든 선수에 비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는 부상 전력을 고려해 등판간격이나 투구수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