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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만년 유망주' 신종길, 올해는 잠재력 터트릴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3-24 09:56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7회 1사 1,2루에서 홍재호의 병살타 때 1루주자 신종길이 2루에서 포스아웃 당하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0

"글쎄, 올해는 또 어떨지 두고 봐야지."

요즘 KIA 선동열 감독은 늘 기분좋은 미소를 달고 산다. 그도 그럴것이 시범경기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팀 전력이 기대한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삼성전 승리로 인해 KIA는 이미 시범경기 1위를 확정지은 상황이다. 게다가 팀 타율은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겨 독보적인 1위(0.305). 거기다 팀 평균자책점도 롯데(2.59)에 이어 2위(2.63)다.

이런 수치상의 성적보다 사실 선 감독을 더 흡족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전체 선수들 가운데 몸이 아픈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워낙 고생을 해서인지 선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잘 해주는 것보다도 일단 선수들이 아프지 않다는 게 만족스럽다"고 할 정도다. 이렇듯 선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거시적으로 팀의 전반적인 모습을 두루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선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범경기에서 나타나는 성적을 바탕으로 정규시즌 엔트리를 확정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옥석을 가려야 하는 것이 지금 선 감독의 입장이다.

그런데 이런 선 감독에게 계속 물음표와 느낌표를 교차해 안기는 선수가 있다. 어떨 때는 무릎을 칠 만큼 기가 막힌 저력을 보여주다가도, 또 어떨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만큼 의구심을 던져주는 인물. 바로 KIA의 대표적인 '만년 유망주' 신종길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만년 유망주'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수식어다. '유망주'라는 단어 앞에 '만년'이라는 단어가 결합되면서 '기대를 많이 받았으나 성장 속도가 느려 여전히 미완성인 선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수식어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실력이 크게 늘지 않은 선수라는 뜻도 된다.

신종길이 어떤 선수인가. 그를 데리고 있던 모든 감독과 코치진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큼 잠재력과 신체적 능력이 출중한 선수다. 그러면서도 끝내 고개를 가로젓고 말게 한 선수이기도 하다. 늘 가진 바 능력을 실전에서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선 감독은 KIA에 부임하자마자 신종길을 눈여겨봤었다. 이순철 수석코치 역시 마찬가지. 장타력이 있는데다 발도 빠르고, 수비력도 있어 기회만 주면 '5툴 플레이어'가 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신종길 역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의 활약을 펼쳤다. 그로 인해 신종길은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신종길은 또 다시 이전처럼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시즌 종반에는 1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신종길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또 KIA 코칭스태프에게 희망을 품게 하고 있다. 현재 시범경기에서 신종길은 10경기 타율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에 5타점 2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시범경기 전체 타율 3위이고, 실책도 제로다. 지금까지의 활약만 봐서는 주전도 충분하다.

하지만 선 감독은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신종길을 바라보는 선 감독은 "글쎄, 지금은 잘하고 있는데 정규시즌에서는 어떨지 두고 봐야지"라며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KIA는 외야 자원이 차고 넘친다. FA 김주찬의 영입과 김상현의 부상 탈출 등으로 인해 이용규-김주찬-김상현-김원섭-나지완 등 외야수 포지션이 가능한 주전급 멤버가 가득 차있다. 게다가 젊은 이준호도 가능성을 과시하고 있다. 신종길의 입장에서는 1군 엔트리 확보를 위해서 진짜 마지막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다.

시범경기만큼만 정규시즌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면 신종길의 1군 엔트리 잔류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껏 신종길은 '모의고사'는 잘 쳐놓고 정작 진짜 '수능'은 망쳐왔다. 올해로 만 30세, 프로 10년차를 맞이한 신종길이 과연 제대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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