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삼성의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롯데 김시진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14/ |
롯데 자이언츠는 2년전 자신들이 지켜왔던 '영토'를 잃었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창원시(구 마산시 포함)를 연고로 새롭게 창단했다. 창원시는 롯데가 부산에 이은 제2의 연고 도시 개념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규정에는 도시연고제를 원칙으로 한다. 롯데는 9구단의 창단을 반대했지만 팀수가 늘어나기를 원했던 '팬심'을 막지는 못했다. 그후 2년이 지난 2013년, NC가 1군 리그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 신생팀 NC는 내심 롯데와 지역 라이벌 구도를 원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롯데는 국내 최고 인기구단이다. 그런 롯데와 팽팽한 라이벌 관계가 될 경우 NC는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 구단은 내심 불편하다. 20년 이상 된 롯데와 아직 새내기인 NC가 어떻게 라이벌이 될 수 있느냐고 무시했다.
야구인들은 아직 창원에 롯데 팬들이 많다고 한다. 창원은 부산 못지 않게 열혈 팬들이 많은 곳이다. 그동안 야구에 목말랐었다. NC가 창단되기 전엔 롯데의 제2연고지 개념이었지만 많은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이날 롯데팬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NC 외국인 투수 찰리가 1루 주자 견제를 하자 관중석에서 '마' 함성이 쏟아졌다. '마'는 부산 사직구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롯데 홈팬들은 원정 팀 투수가 1루 주자를 견제할 때 '마'라고 외쳤다. 투수들은 그 괴성을 듣고 집중력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경기전 롯데와 관련된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NC 입장에선 전력상 밀리지만 쉽게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NC 주장 이호준은 "우리와 롯데를 더이상 라이벌로 엮지 말아달라"고 푸념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NC와 라이벌로 엮이는게 싫은 눈치였다. 롯데 입장에선 자신들의 옛 영토에 자리잡기 시작한 NC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손해를 보는 듯한 인상이었다. 최근 NC는 지난해까지 롯데의 대표 치어리더였던 김연정씨를 영입했다. 치어리더 한명의 이동에 불구했지만 팬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했다.
시범경기라 눈에 확 띄는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둘이 제대로 붙는다. NC의 정규리그 첫 홈 경기 상대가 롯데다. 4월 2일부터 마산구장에서 NC-롯데 3연전이 열린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