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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삼진이 매력적인 이브랜드 과연 시즌때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3-20 11:45

한화 새 용병 투수 이브랜드가 올시즌 탈삼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는 매력적이다.

메이저리그 최다 탈삼진 기록 보유자인 놀란 라이언은 70~80년대 한 시즌 300탈삼진 이상을 수없이 올렸다. 키 2m8의 '빅유닛' 랜디 존슨은 90~2000년대 메이저리그에서 '탈삼진 기계'로 통했다. 두 투수 모두 100마일(161㎞)짜리 강속구를 던졌고, 나이 마흔을 넘기고도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국내에서는 80년대 최동원 선동열, 두 거물이 탈삼진 경쟁을 주도했다. 두 선수 역시 150㎞가 넘는 강속구를 지니고 있었다.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들은 하나같이 빠른 직구 말고도 부드러운 변화구 하나 쯤은 자랑했다. 라이언과 존슨은 각각 커브와 슬라이더가 수준급이었고, 최동원과 선동열도 각각 커브와 슬라이더가 당대 최고의 구위를 뽐냈다. 지금은 LA 다저스에서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류현진도 150㎞짜리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국내에서 4차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탈삼진을 즐기는 투수가 등장했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다나 이브랜드다. 그가 탈삼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브랜드는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변화구가 다양하다는 것이 특색이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 못던지는 변화구가 없다. 이브랜드는 19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101개의 투구수 가운데 직구는 45개였고, 55%에 이르는 56개 변화구였다. 김응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안타를 많이 주기는 했지만, 변화구 제구력이 뛰어났고 위기 관리능력도 돋보였다"며 이례적인 칭찬을 했다.

특히 김현수 홍성흔 최준석 등 선구안이 뛰어난 두산 중심타자들을 상대로 삼진 한 개씩을 빼앗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4회 2사 2루에서는 왼손타자 김현수를 128㎞짜리 체인지업을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찔러넣어 '루킹 삼진'을 잡아냈을 때는 관중석에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5회 무사 1루서는 홍성흔을 볼카운트 2B2S에서 7구째 128㎞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브랜드는 이어 후속타자 최준석을 141㎞짜리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 삼진을 잡아냈다.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던 이전 투수들과 달리 이브랜드는 변화구를 다양하게 쓴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날 이브랜드의 직구는 최고 147㎞였고, 평균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피안타 9개 가운데 직구를 공략당한 것은 6개나 됐다. 하지만 변화구 제구력은 자를 잰 듯한 컨트롤 능력을 뽐냈다. 두산 타자들이 이브랜드의 다양한 변화구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과제도 안은 셈이다. 직구 타이밍을 언제 잡을 것인가하는 볼배합의 문제다. 이브랜드는 바티스타에 이어 2선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약점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안타를 허용한다는 것은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직구를 좀더 가다듬어야 한다. 삼진을 많이 잡는 만큼 약점도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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