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모창민은 1루수다."
선수도 미리 준비하지 못했을 정도로 갑작스런 결정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결정은 단호했다. 모창민에게 거는 기대치가 있기에 강력하게 1루수 전환을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우리 외야에 나성범이 있다면, 내야엔 모창민이 있다"며 기대치를 에둘러 표현했다. 나성범은 입단 직후 김 감독의 지시로 외야수로 전환해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서 홈런-타점왕을 석권했다. 캠프 막판 손바닥 수술을 받고 재활중이라 경기엔 나서지 못하지만, 앞으로 NC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모창민은 SK 시절 내야 전포지션, 심지어 외야까지 소화할 정도의 멀티플레이어였다. 하지만 반대로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하면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잠재력을 터뜨릴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상무 제대 이후 SK에 합류한 이후에도 3루엔 최 정이란 큰 벽이 있었다.
|
모창민 스스로도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면서 조금씩 '말려'가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자꾸만 움츠려 드는 모창민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같은 코너 내야수지만, 3루에 비해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 전환을 지시했다. 1루의 경우, '핫코너'라 불리는 3루에 비해 강습타구가 적고 송구 부담도 덜하다. 모창민은 1루수로 나선 경험도 많아 적응엔 문제가 없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1루는 3루보다 예민해질 수 있는 부분이 덜 하다. 앞으로 3루수는 이현곤이 맡는다. 유격수는 노진혁이다"라며 "성균관대서 4번타자를 치던 노진혁이 프로에 온 뒤 방망이보다는 수비가 많이 늘었다. 지금처럼 수비해주면 계속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1루를 보던 조영훈과 조평호는 다소 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창민(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에 비해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다. 조영훈은 12타수 1안타로 타율 8푼3리, 조평호는 7타수 2안타로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중이다.
모든 결정의 책임은 감독에게 향하기 마련이다. 김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확신이 있다. 클린업트리오에 위치할 모창민은 NC 타선의 중심이다. 과연 모창민의 1루수 전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