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초반 부진-후반 상승 징크스깨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3-17 12:57 | 최종수정 2013-03-17 12:57


롯데와 삼성의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5대3으로 승리를 거둔 삼성 류중일 감독이 선발투수였던 로드리게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4이닝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14/



"2년간의 징크스는 깨자."

삼성은 지난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면서 다소 독특하면서도 기분좋은 징크스를 갖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우승팀답지 않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빌빌대다가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에 접어들면 바짝 치고올라간다.

결국에는 우승이라는 최고점에 도달한다. 이 때문에 삼성은 물론 다른 팀들도 삼성의 초반 부진에 대해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이 때문에 삼성이라는 팀을 두고는 "저러다가 결국에는 상승한다"는 기본적인 믿음과 경계심이 교차하고 있다.

올시즌에도 비슷한 행보다. 시범경기 초반 무승 행진에 헤매는 등 시범경기에서 딱히 우승팀의 저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지난 2시즌처럼 올시즌에도 슬로 스타터의 기질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런 행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류 감독은 남은 시범경기 동안 중간계투진을 점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부상중인 권오준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떠난 정현욱의 공백을 메워줄 자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야구 해설위원 등 주변 전문가들 모두가 삼성의 올시즌 관전 포인트가 권오준-정현욱의 공백 메우기라고 하니 류 감독으로서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이 이번 시범경기에서 드러내고 있는 단점은 여기에만 있는 게 아니다. 타선도 좀처럼 강인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16일 넥센전에서 한 경기 최다안타(11개)를 기록하며 서서히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5회에 7점을 쓸어담았는데 이래서는 안된다. 집중력도 중요하지만 매이닝 찬스를 만들어내고 꾸준히 득점하는 끈기가 필요하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꾸준히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올시즌 전체 구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삼성이 그동안 초반에 서서히 달아올랐다가 나중에 성공하는 기분좋은 징크스가 있는데 이것을 너무 믿어서는 안된다. 그동안 결과가 좋았으니까 별 말이 없었지 항상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요즘 선수단 미팅을 할 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모습을 보이자"라고 한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정상에 도달하자는 것이다. 류 감독은 올시즌 가뭄 끝에 쏟아붓는 집중호우가 아니라 가랑비 전략을 선택했다.

삼성이 올시즌 기분좋은 징크스를 스스로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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