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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의 첫 2라운드 진출팀은 어디였을까. 대회 전이라면 아무도 예상 못했을 팀, 바로 네덜란드였다.
하지만 네덜란드 야구는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등 중남미 야구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대표선수 대부분이 중남미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 자치령, 퀴라소 출신이기 때문이다. 퀴라소는 인구 21만명의 작은 섬이지만, 메이저리거를 다수 배출한 '야구 천국'이다. 본토인 유럽에서 축구가 인기인 것과 달리, 퀴라소에선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며 자란다.
정작 네덜란드 본토에서는 WBC 등의 대회는 큰 관심이 없다. 대회가 열리는 대만에도 본토 기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퀴라소 쪽에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번 대표팀만 봐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뛰는 4번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과 올시즌부터 라쿠텐에서 뛰는 5번타자 앤드류 존스가 퀴라소 출신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434홈런의 존스는 퀴라소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톱타자 안드렐톤 시몬스나 3번타자 로저 베르나디나도 당당히 메이저리그를 누비고 있다.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 텍사스의 주릭슨 프로파나 메이저리그에서 세 시즌이나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볼티모어의 선발투수 자이어 저젠스 등이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가볍게 2라운드에 선착했다. 이젠 더이상 야구의 변방이 아니다. 중남미 색을 지닌 유럽의 강자 네덜란드. 당당히 주류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