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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컨디션 난조 이외에 날씨 등 외부적인 악재와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음식과의 싸움도 피할 수 없는 고통이다. 대만 음식은 고유의 짙은 향이 배어 있어 외국인들에게는 적응이 쉽지 않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달 12일 타이완으로 건너와 벌써 3주 가까이 현지 음식을 대하고 있다. 물론 고유의 대만 음식을 먹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의 하루 식사 일정은 이렇다. 아침은 타이중 숙소 호텔에서 제공하는 뷔페식을 먹고, 점심은 타이중 시내 한국식당에서 만든 도시락으로 채운다. 저녁은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대회조직위원회(WBCI)가 마련하는 메뉴로 해결하는데 '내용'이 부실해 해당 한국식당에서 몇 가지 메뉴를 추가해 공급받는다. 경기 후에는 전 선수단이 한국식당에 들러 먹고 싶은 고기와 찌개, 분식류를 포식한다고 한다. 한국 음식을 주로 먹지만, 일부 메뉴는 대만 음식의 향이 느껴져 입맛이 까다로운 선수들에게는 수월치 않다.
또 대표팀의 운명이 걸린 5일 대만전은 홈팬들의 일방적은 응원과도 싸워야 한다. 인터컨티넨탈구장의 관중 수요규모는 2만명. 내외야를 가득 메운 대만 야구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든 관중이 하나가 되어 응원전을 펼치는데, 구호와 행동이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지난 2일 호주와의 개막전 당시 대만 팬들은 선발 왕첸밍이 6회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자 전 관중이 기립해 왕첸밍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물론 대표팀 선수들도 국내리그에서 원정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소음 수준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