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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윤석민에게 대표팀 에이스의 책임감이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3-01 11:11 | 최종수정 2013-03-01 11:11


윤석민은 프로에 들어와 태극마크를 단 이후 가장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선발 에이스로는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 등 주로 왼손 투수들이 각광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서재응과 박명환 손민한 김선우 등 오른손 투수들이 선발로 나섰지만, 이후 국제대회에선 류현진 김광현, 두 왼손 영건을 주축으로 선발 운용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민(KIA)의 경우 2009년 제2회 WBC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준결승전서 선발로 등판해 호투한 적이 있지만, 그의 보직은 주로 중간계투였다. 하지만 윤석민은 이번 3회 WBC에서 에이스의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말 대표팀 구성 때부터 윤석민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WBC 부동의 에이스로 꼽혔다. 그도 그럴 것이 류현진과 김광현 봉중근 모두 소속팀 또는 부상 등의 사정으로 일찌감치 대표팀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윤석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윤석민은 "그동안 대표팀을 하면서 선발로는 잘 못나갔고 중간계투, 구원으로 많이 나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현진이와 광현이가 빠져 나한테 선발 기회가 생겼다. 감회가 새롭고 긴장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사실 윤석민은 그동안 참가했던 국제대회에서는 이같은 부담감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자신이 아니더라도 에이스 역할을 맡을 투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2회 WBC에서는 봉중근이 4경기(선발 3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류현진 김광현이 쌍두마차로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다. 물론 윤석민도 2회 WBC에서 선발로 2경기에 나서면서 준우승의 주역이 됐지만, 봉중근 류현진 김광현 등과 책임을 분담했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지금보다 크지 않았다.

에이스의 외로움이라고나 할까. 윤석민은 "올림픽, WBC 등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영광스럽고 게임 자체도 즐겁다"고 하면서도 "이번에는 나한테 관심이 많이 오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사실 윤석민의 활약 여부에 대표팀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일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첫 경기 선발로 윤석민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한다면 2라운드 첫 경기도 윤석민이 맡을 공산이 크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 윤석민을 투입하겠다는 것이 류중일 감독의 생각인데, 1,2라운드에서는 각각 첫 경기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윤석민은 두 차례 선발로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24일 NC전에서 3이닝 2안타 무실점, 19일 NC전에서는 3이닝 5안타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나무랄데 없는 내용이지만, 아직 구속이나 실전 감각은 좀더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석민은 "연습경기에서 결과가 좋게 나오든, 나쁘게 나오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 프로에 들어와 태극마크를 단 이후 가장 조심스럽고 책임감이 크다는 의미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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