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WBC) 류중일호가 드디어 모였다.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이 빠진 마운드는 분명 이전 대표팀보다는 약화됐다지만 타선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팀을 어떻게 우승으로 이끌까.
류 감독은 세가지를 중점적으로 바라봤다. 주축 투수들이 빠졌지만 투구수에 한계가 있는 WBC의 특성을 살리고, 수비와 주루에 신경을 쓰고, 좋은 타선도 경험많은 선수들로 더욱 탄탄하게 만들겠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다.
류 감독은 마운드에선 선발 투수 다음에 던질 두번째, 세번째 투수를 주목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 주요 투수들이 빠져있지만 지금 13명의 투수가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한 류 감독은 "투구수 제한이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두번째, 세번째 던질 투수가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보통 선발 투수가 5회 이상 던지는 것이 일반적인 야구지만 WBC에서는 투구수 제한이 있어 5회까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투수의 힘이 떨어지기 전에 두번째, 세번째 투수를 올려 정대현 박희수 오승환 등의 막강 불펜진까지 연결시키겠다는 뜻이다.
또 류 감독은 약한 마운드에 대한 비책이 있냐는 질문에 수비를 강조했다. "수비가 약해지면 마운드도 흔들린다"는 류 감독은 "(대만에) 가서 보름동안 수비훈련을 많이 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또 공격에서는 베이스러닝을 강조했다. "타격은 잘 칠 때도 있고, 못 칠 때도 있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는 슬럼프가 없다"면서 "그 두 부분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했다.
타선은 류 감독도 자신감을 보였다. "타선은 1,2회 때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막강 타선에도 중심이 있어야 한다. 류 감독은 그 중심으로 이승엽과 이대호 김태균을 꼽았다. 모두 일본 야구를 경험했거나 경험 중인 베테랑. 류 감독은 "일본을 경험한 세 선수가 중심이 돼서 이끈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 세명의 포지션이 1루로 똑같아 최고 타자 3명의 경쟁도 볼만하다. 경기엔 지명타자와 1루수로 2명만이 선발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명은 벤치를 지키며 대타로 출전할 수 있다. 선발로 나가기 위해선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 류 감독의 눈에 들어야 한다. 세명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이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대표팀 전체가 열심히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대만에서의 보름간 훈련 기간에 류 감독의 바람대로 대표팀이 하나로 뭉쳐지느냐에 따라 위대한 도전의 성공 여부가 갈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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