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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류중일 감독의 큰 고민 두 가지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2-12 08:34 | 최종수정 2013-02-12 08:34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하는 대표팀 선수단이 출국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타자들의 실전감각과 선발투수 운용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대표팀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했던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대거 빠졌고, 유일한 메이저리거 타자 추신수도 불참하기 때문이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10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부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컸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1~3라운드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통과해야 할 관문도 1,2회 대회와 비교해 버거운게 사실이다.

대표팀은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했다. 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27명은 출국장에서 "4강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류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전날 대표팀 소집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쿠바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1라운드부터 어려운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타자들의 실전 감각과 선발투수 기용에 관한 걱정이 가장 크다고 했다. 류 감독은 "이제부터가 고민이다. 어제 숙소(리베라호텔)에서 선수들을 봤는데,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걱정스럽다"며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타자들이 좀 터져주면 쉽게 갈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대표팀 타선은 1,2회와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역대 최고로 꼽힐 정도다. 물론 세 선수중 한 명은 대타 요원으로 뛰어야 하지만, 폭발력은 1라운드 참가 4개국중 최강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타선이라는게 리듬을 타게 마련인데, 첫 경기부터 꼬이게 되면 마운드에서 버텨준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해당 소속팀의 전지훈련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이제부터 타자들의 감각을 파악하면서 라인업을 구상해야 한다.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호주와 네덜란드의 전력 분석 자료를 모두 나눠줬다. 경기 동영상과 기록 자료인데, 함께 모여서 분석을 하겠지만 우선은 타자들이 경기 당일에 맞춰 감각을 잘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팀 간판타자인 이승엽의 실전 감각이 관건이다. 이승엽은 소속팀 삼성의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가 아닌 괌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승엽의 컨디션은 아직 완벽하게 오르지 못한 상태다. 류 감독은 "승엽이를 비롯해 (삼성)6명은 따뜻한 곳에서 하는게 낫다고 해서 괌에서 훈련을 했다. 승엽이는 워낙 경험이 많고 알아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경기 당일 실전 감각이 어떨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운드 운용에 관한 구상도 이제부터 본격 고민해야 한다.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3월2일) 선발이 가장 큰 관심 사항이다. 전체 WBC 마운드 운용의 첫 단추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전의 중요성은 이미 류 감독이 여러차례 강조했다. 선발 요원인 윤석민 장원삼 서재응 가운데 한 명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류 감독은 이에 대해 "글쎄, 누구를 선발 쓸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대회에 맞춰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만 밝혔다.

현재로서는 에이스인 윤석민이 첫 경기를 맡는게 이상적이다. 아무래도 1라운드 첫 경기가 중요하고, 2라운드 첫 경기(3월8일)에도 에이스가 나서는게 순리다. 2라운드 첫 경기 상대는 1라운드 A조 1,2위가 유력한 일본 또는 대만이라고 봐야 한다. 휴식일수를 계산했을 때 1라운드 첫 경기 선발이 나설 공산이 크다. 에이스가 등판해야 한다. 그러나 류 감독은 타자들 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에 대해서도 컨디션 조절을 가장 중요한 결정 기준으로 꼽았다.

또 선발 뿐만 아니라 대체 선수로 뽑힌 투수들의 컨디션도 신경써야 한다. 송승준 서재응 윤희상 등 예비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기존 투수들의 부상으로 대신 합류한 투수들의 적응 과정도 지켜봐야 한다. 대회까지는 이제 18일 남았다. 류 감독이 머릿속에 잔뜩 쌓인 과제들을 놓고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갔다.
인천공항=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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