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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한화 감독(71)과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70)은 야구계 현역 지도자 가운데 대표적인 양대 '어른'이다.
비록 소속돼 있는 리그는 다르지만 현장을 지키는 지도자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오랜 경험과 관록을 바탕으로 한 소신과 자신감으로 국내 야구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하고,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두 '어른'이 10구단 창단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목소리를 냈다.
두 김 감독은 지난 7월 10구단 추진 문제를 놓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진통을 겪고 있을 때 10구단 창단을 촉구하기 위한 전직 프로야구 감독 기자회견에 동참한 바 있다.
이 때부터 10구단 문제에 대해서는 의기투합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최근 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당초 약속한 대로 10구단 승인 문제가 다시 거론돼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몸은 떨어져 있지만 같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은 7월 기자회견 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과 모기업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꺼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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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신은 5개월째를 맞은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었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느낌이다. 김 감독은 최근 "10구단을 찬성하기 싫은 기업들은 야구판을 떠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여러차례 밝혀왔던 대로 공개 경쟁사회에서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하는 것이 순리인데 야구 시장에 참여하려는 기업을 사전에 막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주장을 강조했다.
시장 경쟁을 통해 성장해왔고, 소비자(팬)의 열린 주머니로 먹고 사는 프로야구단의 모기업들이 야구판 시장질서에서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는 게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기에 김응용 감독은 현실론을 강조했다. 프로 스포츠는 짝수 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9구단을 승인했다는 것 자체가 10구단도 허락하겠다는 의미다"면서 "이제와서 10구단을 두고 되니, 안되니 논란을 벌이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김응용 감독은 삼성 구단 사장을 지낸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사장단으로 구성된 KBO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비판을 가한 것이다. 10구단의 태동이 싫었으면 차라리 9구단부터 승인하지 말아야 했고, 9구단을 탄생시킨 이상 정상적인 리그 운영을 위해서라도 10구단은 불가피하다는 게 김응용 감독의 설명이다.
김응용 감독은 "구단의 이해관계를 따질 게 아니라, 한국 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유리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관중 700만 시대라고 안주하면 안된다. 팬들의 마음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