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 편중’ 한화, 믿을 만한 좌타자가 없다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2-11-28 13:36


한화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된 장성호

한화가 롯데와 1:1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어제 한화는 롯데에 장성호를 내주고 송창현을 데려왔습니다.

이번 트레이드는 두 선수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통산 2000안타와 200홈런을 넘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타자 중 한 명인 장성호와 201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지명된 제주국제대 졸업 예정인 송창현은 격이 맞지 않는 카드로 한화의 손해라는 것입니다.

트레이드는 원론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득실을 따져야 합니다. 당장 내년뿐만 아니라 5년 이상을 두고 판단해야 합니다. 트레이드를 단행한 양 팀 중 한 팀에만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양 팀에 모두 득이 되는 '윈윈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한화 타선의 '좌우 균형 맞추기'라는 점에서는 납득하기 쉽지 않은 조치임에는 분명합니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김태완이 공익 근무를 마치고 복귀해 1루수 및 지명타자 요원이 김태균, 장성호, 김태완으로 중복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완이 우익수 수비에 나설 수도 있지만 주전 좌익수 최진행의 수비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으며 타 팀에 비해 중견수 요원들의 수비 범위 또한 넓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태완이 우익수 수비에 나설 경우 한화의 외야 수비가 전반적으로 취약해진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김태완은 20대의 젊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지만 장성호는 KIA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된 베테랑이라는 점 또한 작용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성호의 롯데행으로 한화에는 믿을 만한 좌타자가 사라졌습니다. 지난 시즌 타격 40위 안에는 한화 타자 5명이 포함되었는데 그중 좌타자는 장성호가 유일했습니다. 장성호가 2009년 이후 3할 타율을 넘긴 적이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나이 불혹에 접어드는 강동우나 프로 데뷔 이후 규정 타석 3할을 단 한 번도 넘긴 적이 없는 한상훈, 고동진과는 무게감이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내년 시즌 한화는 우타자 위주의 중심 타선을 꾸리게 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김태균, 김태완, 최진행이 중심 타선을 구성할 것입니다. 김태균은 지난 시즌 내내 타격 1위를 고수할 정도로 정교한 타자이지만 김태완과 최진행은 거포형 타자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의 건의로 대전 구장의 외야 담장이 뒤로 밀려 홈런이 나오기 쉽지 않도록 변화되는 상황에서 정교함보다는 힘으로 승부하는 우타 거포 위주의 중심 타선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외야 담장이 뒤로 밀리는 만큼 '스나이퍼'라는 별명이 대변하는 장성호와 같이 정교한 타자 1명이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울러 한화 타선이 좌타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우타자 위주로 구성되는 만큼 내년 시즌 상대 팀에서 언더핸드의 기교파 투수를 표적 선발 등으로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타선은 좌타자든 우타자든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되기보다 균형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제 한화에서 중심 타선은 물론이고 테이블 세터에도 믿을 만한 좌타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성호의 트레이드는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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