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미소 짓게 한 NC '예비주장' 이호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11-26 11:54



"아니, 오자마자 팀을 들었다 놨다 하더라니까."

2013년 첫 1군 무대를 위해 착실히 전력보강을 마친 NC 김경문 감독은 최근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기존 구단에서 데려온 특별지명 8명과 FA 2인방에 대한 기대 탓이다.

마산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함께 한 특별지명자들은 직접 지켜본 김 감독은 "모두 제 몫을 해줄 선수들이다. 지명에 만족한다"며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FA 영입한 이호준과 이현곤은 베테랑답게 1월 소집까지 알아서 몸을 만들어 오도록 지시했다.

지난 18일 밤, 처음으로 김 감독과 새로이 NC 유니폼을 입은 10인은 함께 자리를 가졌다. 창원에서 직접 만나 저녁식사를 한 것. 서로 다른 환경에서 온, 공통분모가 많지 않은 이들이 모이면 서먹하기 마련이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자리. 하지만 분위기는 영 딴판이었다. 이호준이 첫 날부터 분위기 메이커로 나선 것이다.

김 감독에게서 첫 만남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이호준은 초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감독님, (모)창민이가 NC 오면서 펑펑 울었다는데 들으셨습니까?" 김 감독은 그저 정든 소속팀을 떠나 그런 줄만 알았다. 이어진 이호준의 한 마디에 모두가 포복절도했다. "NC에 지명되면서 드디어 저한테 벗어나나 했는데 제가 계약한 또 만나게 생겼다며 펑펑 울었답니다."

사실 이호준은 둘째 가라면 서러운 수준의 입담을 자랑한다. 홍성흔 등과 함께 야구판의 대표적인 '빅마우스'다. 김 감독은 "파이팅 외치는 건 감독이나 코치들이 해줄 수 없다. 선수들의 몫"이라며 "우리 팀은 너무 조용하다. 덕아웃이 시끌벅적할 때도 있어야 한다. 그날 호준이를 보니 '옳거니' 싶더라"며 웃었다.

NC는 기존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데려올 때 1인당 10억원씩 총 80억원을 지출했다. FA시장에서의 활동폭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과 김 감독이 모두 원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이호준이었다. 우선협상기간이 끝나자마자 배석현 단장이 직접 인천으로 이호준을 찾아가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호준은 지난 2000년 해태에서 신생팀 SK로 트레이드됐다. NC는 당시 창단 멤버로서의 경험과 SK에서 전성기를 연 사실을 높이 샀다. 몸상태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붙어있지만, 올시즌엔 회춘한 모습을 보였다. 이호준은 올시즌 데뷔 후 세번째로, 2007년 이후 5년만에 3할 타율을 달성했고 마지막 20홈런이었던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홈런(18개)을 때려냈다.


김 감독은 이호준에게 4번타자 겸 주장을 맡길 생각이다. 이호준 특유의 후배들을 결집시키는 친화력이 막내구단 NC를 키워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이호준은 '준코치' 아닌가"라며 "굳어 있는 어린 후배들에게 '스피릿 코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홈런 몇 개, 타율 얼마가 중요한 게 아니다. 호준이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다이노스 특별지명 8명의 선수가 합류한 가운데 22일 마산야구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마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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