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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을 통틀어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던 올 겨울 스토브리그 FA시장이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당초 시장에 나온 11명의 FA선수 중 19일 오전까지 계약을 맺지 못한 인물은 홍성흔 1명 뿐인데, 그 역시 친정팀 두산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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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스토브리그의 2라운드 '보상선수 영입전'에 참가할 수 있는 구단이 오직 삼성과 롯데 뿐이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11명의 FA중 아직 계약 미정선수인 홍성흔을 제외하고 4명이 다른 팀으로 이동했다. 예년 같으면 이들 4명의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모두 FA를 내준 상대팀에 '보상선수'를 보내야 하는 대상이다.
원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타 구단으로부터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해당선수의 원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 구단지정 보호선수 20인 이외의 선수 1명'으로 보상하거나 혹은 'FA 영입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300%'를 줘야만 한다고 규정했다. 쉽게 말해 FA의 댓가로 '일부 현금+선수' 혹은 '전액 현금' 중에서 한 가지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스토브리그에는 'NC다이노스 특별규정'이 적용된다. NC가 2013년부터 1군 리그에 진입하는 신생팀임을 감안해 올해 스토브리그에 한해서는 보상 선수없이 금전보상 만으로 FA를 영입할 수 있는 한시적 특혜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각각 이호준과 이현곤을 NC에 내준 SK와 KIA는 '보상선수 영입전'에 참가할 수 없다.
결국 불펜투수 정현욱을 LG에 빼앗긴 삼성과, 김주찬을 KIA로 보낸 롯데만이 각각 LG와 KIA 선수 중에서 1명씩을 데려올 수 있는 권한이 생긴 것이다. 만약 홍성흔마저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롯데는 2명의 보상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다.
FA전쟁의 최대 피해자 롯데, '솔로몬의 선택' 할까
종료가 임박한 'FA영입전'에서 최대 피해자는 단연코 롯데라 할 수 있다. 호타준족의 주전 외야수 김주찬은 이미 KIA에 빼았겼고, '클럽하우스 리더'인 홍성흔 역시 놓칠 가능성이 매우 유력하기 때문이다. 팀에서 풀린 2명의 FA를 모두 못잡으며 뚜렷한 전력의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삼성은 비록 불펜의 핵심인 정현욱을 LG에 내줬지만, 대체 자원이 많아 데미지가 그리 크지 않다.
결국 롯데가 스토브리그 2라운드, '보상선수 영입전'의 주역이 된 셈이다. 롯데는 일단 KIA로부터 FA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롯데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8억1000만원(2012년 김주찬 연봉의 300%)' 혹은 '5억4000만원+선수 1명'이다. 롯데는 가난한 구단이 아니다. 2억7000만원을 더 받느니 유망주 1명을 데려오는 게 낫다.
더구나 KIA에는 20명의 보호선수 외에도 꽤 쓸만한 유망주가 많다. 중요한 것은 롯데가 과연 어떤 포지션에서의 보강을 시도하느냐다. 여기에서 롯데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솔로몬 게임'은 시작된다. 수많은 선수 정보 중에서 정확한 팩트와 잠재 가치를 판단하고, 해당 선수를 데려왔을 때 과연 팀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 지를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은 홍성흔을 내준 상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삼성의 경우 급할 것이 없다. 재정적으로 보나 팀내 선수자원의 보유량으로 보나 삼성은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팜시스템'을 보유한 삼성은 선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굳이 선수 1명을 데려올 필요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선수 자원은 또 보유하고 있으면 언제든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전액 현금' 혹은 '일부 현금+ 선수'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느긋하게 고를 수 있다. 롯데와는 달리 둘 중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손해보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