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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2 아시아시리즈가 개최됩니다. 한일 클럽챔피언십 등으로 간소하게 치러진 2009년과 2010년까지 포함하면 2005년 시작해 어느덧 8년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시리즈의 열기를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미우리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도,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한 롯데도 참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전력을 다하는 인상은 아닙니다. 치열한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부상과 피로에 시달린 선수들을 배려한다고는 하지만 아시아시리즈를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이라는 '신포도'로 취급하는 듯합니다. 팬들도 '번외 경기에 전력을 다할 필요 없다'며 아시아시리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의 주력 선수들이 총출동해 대표팀 간에 맞붙는 내년 3월 개최되는 제3회 WBC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1936년 프로리그가 출범한 일본에 비해 1982년 프로리그가 출범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일천했던 한국 야구가 최근 올림픽과 WBC에서 일본과 명승부를 연출하게 된 바탕에는 1991년부터 세 차례 치러진 한일슈퍼게임이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마구' 포크볼에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 타자들이 농락당하는 굴욕을 감수하며 맞대결했던 것이 오늘날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번외 경기'로 당시 폄하되었던 국제전이 큰 도움이 된 것입니다.
아시아 각국 리그의 최강자들이 맞붙는 아시아시리즈는 아시아 프로야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자 소중한 기회입니다. 작년에는 아시아시리즈 사상 최초로 한국의 프로구단인 삼성이 소프트뱅크를 꺾으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만일 2012 아시아시리즈에서 요미우리가 삼성이나 롯데에 패해 우승하지 못한다면 일본 언론은 '최고 명문구단이 한국에서 망신을 당했다'며 대서특필할 것입니다. 대만 리그 우승팀 라미고 몽키즈와 중국 리그 6개 팀의 올스타로 구성된 차이나 스타스의 대회 개막전 또한 자존심 대결이 예상됩니다. 그만큼 아시아시리즈에서는 흥미진진한 경기들이 연출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시리즈의 우승팀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과 겨루는 '진정한 월드시리즈'로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