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삼성을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건 '1등주의'였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11-02 07:10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단과 임원진이 축승회에서 우승 케익의 불을 끄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엽, 김 인삼성 라이온즈 사장, 이수빈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 류중일 감독, 진갑용, 송삼봉 단장. 삼성 라이온즈 구단 제공 /2012.11.01.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SK를 만나 2연승하고 바로 2연패했다. 위기였다. 쉽게 끝날 것 같았던 한국시리즈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분위기는 오히려 치고 올라온 SK쪽으로 넘어갔다.

이때 삼성 선수들을 하나로 잡아준게 '1등주의'다.

그들은 맘속에 자신들이 누가 뭐래도 국내 최강이라는 강한 자부심(프라이드)을 갖고 살아간다. 삼성은 2011년 3관왕을 했다. 국내 무대를 평정했고,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까지 눌렀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SK의 도전을 받았다.

또 삼성은 올해 페넌트레이스를 통해 투타 모두 최강이라는 걸 입증해보였다. 팀 타율과 팀 방어율에서 모두 1위를 했다. SK는 한참 아래에 있었다.

삼성은 최고의 우등생인 셈이다. 내신등급으로 따졌을 대 1등급을 이미 받았다. SK는 2등급, 롯데와 두산은 그 아래라고 봐야 한다.

이번 시리즈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5차전을 앞두고 삼성 선수들은 하나 같이 그들이 두말할 것이 1등임을 강조했다. 최형우는 "우리는 이미 1등이다. 우리가 최강인데 2번 졌다고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승엽은 "우리가 갖고 있는 건만 보여주면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요즘 한국시리즈는 평소 실력이 그대로 결과로 이어지기 다반사다. 페넌트레이스 1등이 한국시리즈까지 가져가는 게 2002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졌다.

현재 포스트시즌 방식에 한계를 드러낸 것과 동시에 평소 실력이 단기전에서도 통한다는 게 입증됐다.


삼성 구단의 1등주의는 모기업 삼성그룹의 1등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수의 그룹 산하 기업들이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는 세계 모바일 경쟁에서 미국 애플과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위기 의식을 항상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런 1등주의가 자칫 자만으로 이어지면 순식간에 대사를 망칠 수 있다. 하지만 삼성 구단은 강력한 동기부여와 위기관리 리더십을 발휘했다.

삼성 구단은 8개 팀 중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금전적 지원을 한다. 다른 7개팀 선수들이 모두 부러워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액수가 크다. 또 1등이지만 방심 보다는 그만큼 더 준비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말로만 외치는 1등주의가 아니었다. 삼성 구단은 진정한 1등, 통합 우승을 할 자격이 충분했다. 내신 1등, 수능 1등으로 국내야구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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