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포스팅금액 최소 1500만달러"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0-29 17:37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25일 잠시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선발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9.25/

국민 에이스 류현진(25)이 마침내 미국 진출을 공식 타진하게 됐다.

한화 구단은 29일 '2012년 정규시즌 종료 후 7년 시즌을 충족한 류현진의 거취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11월1일부터 이듬해 3월1일까지 실시되는 포스팅 시스템에 따라 류현진의 미국 진출을 타진하게 된다.

포스팅 시스템은 2001년 7월 개정된 한·미 선수계약 협정에 따라 한국 프로야구 선수가 미국에 진출할 경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고액을 제시하는 구단에게 독점 계약 협상권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류현진이 과연 얼마나 되는 몸값을 인정받을지와 류현진의 잔류를 원했던 김응용 감독과 구단이 어떻게 결단을 내리게 됐는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소 1500만달러는 가능하다

류현진의 포스팅이 결정된 이상 최고 관건은 류현진의 몸값(포스팅 금액)이다. 포스팅 금액에 따라 미국 진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과 류현진은 협상을 통해 희망 포스팅 금액 가이드 라인을 설정한 상태다. 이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류현진도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므로 미국 진출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은 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협상의 기본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우리가 희망 금액을 먼저 공개하면 포커판에서 내 카드를 먼저 보여주고 게임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메이저리그 희망팀들이 한화의 희망액에 맞춰 금액을 제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협상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 최소 1500만달러(164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민훈기 XTM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에이전트와 스카우트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류현진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동안 방한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3, 4선발로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른바 돈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경우 3선발의 연봉은 1000만달러(약 110억원)정도다. 4년 계약을 한다고 치면 총 4000만달러(약 440억원)다. 이 연봉 총액에서 40∼50%를 포스팅 금액으로 빼둔다는 게 민 위원의 설명이다. 결국 미국 구단이 류현진을 영입하는데 총 예산을 4000만달러로 책정한다면 류현진의 순수 연봉을 500만달러(약 55억원)에 맞추는 대신 나머지 예산을 포스팅 금액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재정 능력이 넉넉한 구단의 경우여서 다소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민 위원은 "그동안 메이저리그 지인들과 의견을 나눈 결과 1500만달러라는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 구단 내부에서는 "류현진이 다르빗슈보다 못할 게 뭐있냐"는 입장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다르빗슈는 5170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원소속팀 니혼햄에 안긴 뒤 텍사스와 6년간 60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화 구단과 류현진의 희망 금액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응용-구단 "대승적 차원에서"

지난달 중순 한화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류현진의 당장 미국 진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김성한 수석코치와 이종범 주루코치도 같은 의견으로 김 감독과 보조를 맞췄다. 한화 구단은 당초 신임 감독의 의견에 따라 류현진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이같은 의견이 전혀 싫지 않았다. 내년 시즌 성적을 생각하면 류현진을 잔류시키는 게 당연한 프로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심 끝에 류현진의 포스팅을 결정했다. 워낙 확고했던 류현진의 미국 진출 의지를 존중하고 여론을 수용하기 위해서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은 그동안 김 감독과의 여러차례 면담을 갖고 젊은 선수의 의지가 너무 강한 만큼 내년에 류현진 없이도 버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설득했다. 일단 결과가 어떻게 되든간에 류현진에게 길을 열어준 뒤 포스팅 시장에서 후회없이 평가받도록 하는 게 팬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결국 김 감독은 "구단의 결과가 나온 만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야구 선배로서 박수를 보낸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가는 만큼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첫 단계인 포스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한화는 나를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나의 고향이다"면서 "이번 포스팅을 통해 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팀과 국가에 기여한 후 한국대표에 걸맞는 대우를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겠다. 좋은 결과로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대한민국과 나를 위해 응원해준 팬들의 성원에 꼭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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