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SK의 3차전 운명, 두번째 투수에 달렸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10-28 10:56 | 최종수정 2012-10-28 10:56



SK가 7%의 기적을 이어갈 수 있을까.

역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승리한 팀의 우승확률은 93%다. 15번 중 무려 14회 우승을 차지했다. 단 한 번의 예외? 바로 SK였다. SK는 지난 2007년 두산에 2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SK가 이번에도 코너에 몰렸다. 적지에서 승리없이 2패만을 거둔 뒤 인천으로 돌아왔다. SK 이만수 감독은 선수단에 "2007년에 우승할 때도 1,2차전 전부 졌다. 이번에도 1,2차전은 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특히 '2연패한 팀이 우승할 확률이 7%나 된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려 애썼다.

3차전 선발은 부시다. 27일 경기가 비로 하루 연기됐지만 변화는 없다. 김광현의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기에 하루 더 휴식을 주기로 했다. 대신 3차전엔 두번째 투수로 채병용이 대기한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때 김광현이 일찌감치 무너지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사실 채병용은 플레이오프 때 좀처럼 등판기회를 잡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에 구위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 직전 가진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서도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감독은 "채병용은 구속이 느려도 볼끝이 살아 들어가 위력이 있는데 시즌을 치를수록 그게 무뎌졌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채병용은 SK의 포스트시즌을 책임져 왔던 '가을 남자'라는 걸 증명했다. 최고 140㎞의 직구에도 날카로운 제구는 살아있었다. 특히 몸쪽 승부를 즐기는 채병용은 강심장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선발 부시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지저분한 볼끝이 장점이다. 하지만 삼성 타자들이 못 칠 정도의 공은 아니다. 부시는 삼성전 3경기에 등판해 17⅔이닝 8실점(5자책)했다.

또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지난 4일 대구 삼성전 이후 실전등판이 없었다. 어깨는 싱싱해도 실전 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경기 초반 투구밸런스를 잡는 데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SK 이만수 감독은 2차전에서 마리오를 믿다가 속절없이 패배를 목격해야만 했다. 마리오가 3회부터 흔들리고 있었음에도 두번째 투수를 대기시켜놓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때의 호투가 그의 판단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2실점한 상황에서 바로 빼기가 좀 그랬다. 선발을 주로 한 채병용이 몸이 늦게 풀리기에 미들맨인 최영필을 먼저 준비시켰다. 그런데 마리오가 만루홈런을 맞을 줄 몰랐다. 거기서 끝났다"고 밝혔다. 두번째 투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순간이었다.

선발 부시가 호투한다 하더라도 두번째 투수는 중요하다. SK는 현재 필승조 박희수, 정우람이 개점휴업중이다. 1차전 윤희상의 완투와 2차전 완패, 우천 순연으로 인해 너무나 많이 쉬었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이 열린 22일 이후 등판기록이 없다.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 온다면, 7회부터는 필승조를 가동할 수 있다. SK는 삼성에 비해 불펜이 강하지 않다. 특히 양적으로 풍부하지 못하다. 삼성은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차우찬이 두번째 투수로 불펜에 대기한다. 선발과 필승조 사이를 이어줄 가교 역할, SK에는 채병용의 호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17일 인천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KIA와 SK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부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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