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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사의 논란에 대한 진실과 전망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10-23 17:02



플레이오프 5차전 패배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 양승호 감독 사의 논란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롯데다. 하지만 양 감독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게 없다. 실제로 양 감독이 사의 표명을 했느냐도 의문이다. 과연 지난 밤 어떤 일들이 있었고,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사의 표명에 대한 진실

일부 언론에서는 '양 감독이 선수단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상황만 놓고 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양 감독은 사의 논란이 일어난 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나는 사의 표명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왜 사의에 대한 얘기가 나온 것일까. 양 감독의 말과 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확대해석 한 측면이 있다. 양 감독은 공식 인터뷰 전 선수단 미팅에서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며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몇몇 선수들이 이를 감독의 사퇴 의도로 이해했고, 일부 언론에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귀띔해준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베테랑 선수들은 하나같이 "이를 사의 표명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밝혔다. 단순히 이번 플레이오프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 잘못 부풀려진 것이다.

물론 정황상 양 감독의 마음 속에 사퇴에 대한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다. 양 감독은 롯데를 이끌며 '우승을 못시키면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계속해서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의 입에서 '사퇴', '사의'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은 이상, 이를 넘겨집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었다.

단장과의 만남, 무슨 얘기가 오갈까

양 감독은 23일 부산으로 이동, 배재후 단장과 만남을 갖는다. 배 단장은 "향후 훈련 일정과 아시아시리즈 대비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와 같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다. 시즌은 마감했지만 양 감독의 계약기간은 3년. 계약기간이 1년 남은 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와 다가오는 아시아시리즈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의무다.


하지만 감독 신분에 대한 논란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배 단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이 자리에서 향후 거취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비상식적인 일이다. 일단 구단은 양 감독의 의중을 들어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와 선수단 미팅에서의 코멘트와 행동들에 향후 거취에 대한 명확한 뜻이 담겨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양 감독이 어떤 의견을 낼지는 알 수 없다.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할 수도 있고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고 싶다"는 의지를 보일 수도 있다. 구단도 양 감독의 거취에 대해 당장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향후 파장과 대응책 등을 미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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