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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얼굴' 강민호는 과연 구세주가 될까, 애물단지가 될까.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사실상 단 한 명의 포수로 치러냈다. 팀의 주전 포수이자 간판 선수인 강민호가 1차전 경기도중 외야로부터의 원바운드로 홈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공에 왼쪽 눈을 맞아 다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타박상인 것 같았으나 정밀 검진결과 자칫 시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정도의 꽤 큰 부상으로 밝혀졌다.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강민호는 2~4차전에 모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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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민호의 복귀가 반드시 '호재'라고 볼 수만은 없다. 어떤 면에서는 롯데를 상당히 고민스럽게 할 수도 있다. 일단, 부상에서의 완전한 회복 여부다. '시력'은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의 기본 조건이다. 그러나 준PO 1차전 당시 공에 맞은 충격으로 인해 강민호는 '각막후면부종'이라는 증세가 생겨 입원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치료가 잘 진행됐지만, 불과 일주일 여 만에 '완치'되기는 힘들다.
이로 인해 공수에서 제대로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해도 "자칫 시력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들은 마당에 몸이 먼저 위축될 수도 있다.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강민호에게 100%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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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단 시리즈 초반에는 용덕한이 포수마스크를 쓰고, 강민호는 지명타자 정도로 나올 가능성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강민호가 출전했을 때 어떤 효과를 내느냐다. 원래 타격에 뛰어난 기량을 지닌 강민호가 합류해 공격력이 커진다고 볼수 있으나,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면 예상외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홍성흔과의 지명타자 중복도 고민거리다.
또한 만에 하나 용덕한이 일찍 다칠 경우다. 준PO를 거의 전 경기 소화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용덕한이다. 여기에 시리즈 초반에는 기선제압을 위한 타이트하고 거센 움직임이 나올 것이다. 만일 용덕한이 이런 과정에서 다치면 롯데로서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강민호의 기량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준PO 때처럼 홍성흔을 백업 포수로 전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강민호의 복귀가 플레이오프 일정을 통해 롯데의 '호재'가 될 지,'악재'가 될 지가 시리즈 승패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