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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 해를 결산하는 포스트시즌. 가을야구에서 웃으려면 미친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속설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준플레이오프(준PO)다. 1,2차전에서 롯데 백업 2루수 박준서와 백업 포수 용덕한이 그랬고, 3차전에서는 두산의 19세 새내기 투수 변진수가 그랬다.
박준서와 용덕한이 짜릿한 승부의 맛을 보여주고, 변진수가 제대로 이름을 알린 가운데, 얼굴에 살짝 그늘이 내려앉은 선수도 있다. 두산 베테랑 임재철과 롯데 전준우가 그렇다.
한국 프로야구 외야수 중에서 최고의 어깨를 자랑하는 우익수 임재철은 11일 3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2차전에서 다시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2연패를 당하며 벼랑에 몰린 두산 김진욱 감독은 타순을 조정하면서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던 임재철 대신 민병헌을 우익수로 내세웠다. 그런데 선두타자인 중견수 이종욱이 1회초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수비 때 민병헌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임재철이 우익수로 들어갔다. 선발 출전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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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또한 기대했던 역할을 못 해주고 있다. 1차전 5타수 무안타, 2차전 2타수 무안타. 다행히 팀이 2연승을 거두면서 부진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3차전에서 어이없는 견제사를 당해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4회 2루타를 때리고 나간 전준우는 1사 3루에서 깊게 리드를 하다가 견제아웃됐다. 롯데가 2-3으로 따라붙은 가운데 나온 뼈아픈 실수였다. 포스트시즌 첫 안타가 악몽으로 연결된 것이다.
둘 모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일 것 같다. 하지만 극심한 부진은 그만큼 반전의 여지가 있다는 걸 뜻한다. 임재철과 전준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