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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지난 3경기와 똑같은 양상으로 경기가 흘렀다. 노경은은 이날도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구속 150㎞에 이르는 강속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 포크볼을 앞세워 롯데 타선을 농락했다. 6회까지 단 3안타 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구수도 92개로 적당했다.
2009년 SK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었지만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노경은이다. 처음 경험하는 큰 무대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해서였을까. 이날 경기에서는 한끝이 모자랐다. 팀이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7회 대타 박준서를 초구에 2루 땅볼로 잡아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문제는 준플레이오프 들어 무시무시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는 롯데의 하위타선이었다. 황재균을 시작으로 용덕한, 문규현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구원등판한 홍상삼이 만루위기에서 조성환을 병살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정규시즌 승리를 거뒀던 2경기에서는 이혜천-홍상삼, 홍상삼-프록터가 각각 차례로 이어던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의 승리공식. 하지만 이날은 느낌이 달랐다. 두산은 1차전에서 패하며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2차전 승리가 간절했다. 롯데의 불펜에 두텁고 강한 것, 그리고 두산 타선이 전체적으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승리를 위해서는 1점을 지켰어야 했다. 노경은이 무실점으로 7회를 채워줬다면 홍상삼-프록터 라인이 가동될 수 있었다. 그러나 롯데 문규현의 동점타가 터지는 순간, 경기장에서는 롯데의 승리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감지됐다. 실제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