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0승 프로젝트 첫 관문 통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9-25 21:29


한화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한화 류현진은 시즌 막판 '완벽하게 준비해서 확실하게 잡는 것'을 10승 달성 프로젝트로 세웠다.

2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자신의 의도대로 던지며 시즌 9승에 도달했다. 이제 10월초로 예정된 시즌 마지막 등판서 승리를 따내면 7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지난 18일 포항 삼성전서 패전을 안을 때만 해도 류현진은 3경기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한용덕 감독대행도 시즌 10승을 위해 3게임을 기준으로 류현진의 투구수와 휴식일을 조정해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근 류현진 본인이 2번 등판을 요청했다. 충분한 휴식과 준비를 한 뒤 완벽한 컨디션으로 등판해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의지였다. 일단 남은 두 개의 관문 가운데 첫 번째 것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이날 류현진은 올시즌 들어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한 피칭을 과시했다.

공격적인 피칭과 맞혀잡기

경기전 한 대행은 류현진의 투구수에 대해 "최대한 던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 130개를 한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류현진의 선발 경기당 평균 투구수는 약 105개다. 가장 많이 던진 경기는 지난 6일 대전 롯데전에서 기록한 132개. 6일 후인 12일 대전 삼성전서는 103개, 또다시 6일 후인 18일 삼성전서는 112개를 던졌다. 이날은 일주일만의 등판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한 대행은 130개를 한계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7회까지 93개의 공을 던지고 3-1의 리드 상황에서 강판했다. 류현진은 경기후 "굳이 더 던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뒷투수들이 좋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최소화했다. 5회 25개의 공을 던진 것을 제외하면 매회 10개 안팎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했다. 류현진을 상대한 두산 타자 28명중 초구 또는 2구에 방망이를 내민 타자는 11명이나 됐다. 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 던지니 볼넷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볼넷은 5회 손시헌에게 내준 단 한 개 밖에 없었다.

완급조절, 7회에도 151㎞

류현진의 변화구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그러나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지니고 있기에 체인지업의 위력이 배가된다. 류현진은 위기에서 더욱 위력적인 직구를 뿜어댔다. 주자가 없을 때는 140㎞대 중반의 직구를 던지며 힘을 안배했고, 주자가 2루 이상 있을 때는 140㎞대 후반에서 150㎞에 이르는 직구를 승부구로 던졌다. 4회 1사 2,3루서 이원석을 147㎞ 직구로 투수 땅볼, 최주환을 역시 147㎞ 직구로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에는 2사 1,2루서 김현수를 풀카운트에서 7구째 148㎞짜리 바깥쪽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 2사 2루서는 이종욱을 상대로 이날 최고 구속인 151㎞짜리 바깥쪽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삼진 7개 가운데 직구를 승부구로 잡은 것이 5개나 됐을 정도로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류현진은 "오늘은 직구를 많이 던졌다. 7회 이종욱 선배를 상대할 때는 일부러 강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0승 가능성

류현진은 일단 10월초 대전 홈에서 열리는 4경기 가운데 한 경기를 골라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홈경기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할 수 있고, 홈팬들 앞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를 갖는다는 의미도 있다. 상대팀은 SK, KIA, 넥센이다. 류현진은 올시즌 이들 세 팀을 상대로 모두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가장 강세를 보인 팀은 KIA다. KIA전 5경기에 나가 3승1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KIA전은 10월3일로 잡혀 있다. 이날 두산전부터 따지면 7일 휴식후 등판이다. 휴식일도 충분하다. 아울러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등판서 2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면 2006년 이후 6년만에 200탈삼진 고지도 오르게 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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