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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발투수들의 불운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에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계속되는 호투에도 불구,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니퍼트는 23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6안타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완투를 했지만, 타선 침묵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달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11승을 올린 이후 47일 동안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 사이 7경기에 등판해(구원 1경기 포함) 5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3패만을 당했다.
이 때문에 김진욱 감독은 경기후 "선발투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날은 니퍼트에 대해 "니퍼트가 8,9회 자진해서 등판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그 메시지를 알았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의 투지 부족을 아쉬워했다. 역시 니퍼트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선발투수 개인의 성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시즌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즌 막판 불운에 시달린 투수가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안정된 피칭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투수들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무리 '마운드는 내가 책임진다. 나만 잘하면 된다'며 각오를 다져도 타선 지원이 부족하거나 불펜진들이 난조를 보일 것 같은 우려를 안고 마운드에 설 경우 안정적인 투구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두산 선발투수들은 표현은 하지 않지만, 이같은 '우려'를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의 부담감은 정규시즌에 비할 바가 못된다.
2위 싸움에서 SK와 롯데에 밀리고 있는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면 시즌 막판 선수들의 사기는 더욱 중요해진다. 선발투수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자와 불펜투수들이 시즌 막판 기분좋게 승리를 안겨주는 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규시즌을 10월5일까지 마치고 7일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