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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산 노경은은 19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흠잡을데 없는 투구로 생애 처음으로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노경은은 평균자책점도 2.76으로 낮추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노경은의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기록이 또 하나 있다. 노경은은 지난 6일 잠실 넥센전 9이닝 무실점, 12일 목동 넥센전 7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올시즌 연속이닝 무실점 부문 최고 기록은 한화 류현진과 KIA 서재응이 올린 27이닝이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포항 삼성전에서 6회 3실점을 하는 바람에 기록이 중단됐지만, 서재응은 지난 8월26일 대전 한화전부터 18일 광주 두산전까지 2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서재응, 노경은 어디까지 갈까
연속이닝 무실점 부문 최고 기록은 해태 선동열이 지난 86년 8월27일 광주 빙그레전부터 87년 4월12일 부산 롯데전까지 이어간 49⅓이닝이다. 선동열 기록을 따라잡으려면 서재응은 앞으로 22⅓이닝, 노경은은 2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더 던져야 한다. 즉 선동열의 '전설'적인 기록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그러나 기록 경신과 상관없이 두 투수의 무실점 행진을 지켜보는 자체가 흥미롭다. 이들 모두 올시즌 들어 최고의 구위와 제구력,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실점 기간 동안 서재응은 WHIP(이닝당 출루허용) 0.67, 피안타율 1할3푼5리, 노경은은 WHIP 0.67, 피안타율 1할1푼1리를 각각 기록했다. 둘 모두 남은 시즌 3번의 선발등판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시즌 종료 전까지 무실점 행진 기록을 40이닝 이상 이어갈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기록도 흥행이다
연속 기록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항목은 투수의 연속이닝 무실점과 타자의 연속경기 안타 기록이다. 연속경기 안타 기록은 삼성 박종호가 지난 2003년 8월29일부터 2004년 4월21일까지 이어간 39경기이다. 박종호의 기록은 9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 올시즌 최다 연속경기 안타는 삼성 이승엽이 기록한 20경기이다. 선동열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25년 넘게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연감'의 진기록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두 기록 말고도 사이클링히트(통산 14회), 노히트노런(통산 11회)도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이 돼 버렸다. 특히 노히트노런은 한화 송진우가 2000년 5월18일 광주 해태전에서 작성한 이후 12년 넘게 연출이 중단됐다. 퍼펙트게임은 아직 단 한 차례도 작성되지 않았다. 기록은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대기록, 진기록이 꾸준히 나와야 프로야구의 품위가 더욱 높아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