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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노경은, 연속이닝 무실점 어디까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9-20 10:51


두산 노경은은 19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후반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산 노경은은 19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흠잡을데 없는 투구로 생애 처음으로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노경은은 평균자책점도 2.76으로 낮추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노경은의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기록이 또 하나 있다. 노경은은 지난 6일 잠실 넥센전 9이닝 무실점, 12일 목동 넥센전 7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올시즌 연속이닝 무실점 부문 최고 기록은 한화 류현진과 KIA 서재응이 올린 27이닝이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포항 삼성전에서 6회 3실점을 하는 바람에 기록이 중단됐지만, 서재응은 지난 8월26일 대전 한화전부터 18일 광주 두산전까지 2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연속이닝 무실점, 어떻게 인정하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의 경우 그 규정이 다소 복잡하다. 일단 해당투수가 1이닝을 온전히 책임졌을 때 1실점이라도 하면 해당 회는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이닝중 교체됐을 경우다. 선발투수가 주자를 남겨 놓고 강판한 후 후속투수가 적시타를 맞아 실점이 기록됐을 경우 해당 회는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후속투수가 기출루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마치면 선발투수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이어진다. 예를 들어 선발투수가 6회 2사 1,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후속투수가 다음 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해당 선발투수의 주자 2명이 홈을 밟았을 경우 ⅔이닝은 연속이닝 무실점에 해당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후속투수의 경우 비록 적시타를 맞았어도 자신이 내보낸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마치면 ⅓이닝은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에 포함된다.

서재응, 노경은 어디까지 갈까

연속이닝 무실점 부문 최고 기록은 해태 선동열이 지난 86년 8월27일 광주 빙그레전부터 87년 4월12일 부산 롯데전까지 이어간 49⅓이닝이다. 선동열 기록을 따라잡으려면 서재응은 앞으로 22⅓이닝, 노경은은 2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더 던져야 한다. 즉 선동열의 '전설'적인 기록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그러나 기록 경신과 상관없이 두 투수의 무실점 행진을 지켜보는 자체가 흥미롭다. 이들 모두 올시즌 들어 최고의 구위와 제구력,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실점 기간 동안 서재응은 WHIP(이닝당 출루허용) 0.67, 피안타율 1할3푼5리, 노경은은 WHIP 0.67, 피안타율 1할1푼1리를 각각 기록했다. 둘 모두 남은 시즌 3번의 선발등판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시즌 종료 전까지 무실점 행진 기록을 40이닝 이상 이어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에서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오렐 허샤이저가 88년 LA 다저스에서 세운 59이닝이며, 일본에서는 58년 가네다 마사이치가 작성한 64⅓이닝이다.

기록도 흥행이다

연속 기록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항목은 투수의 연속이닝 무실점과 타자의 연속경기 안타 기록이다. 연속경기 안타 기록은 삼성 박종호가 지난 2003년 8월29일부터 2004년 4월21일까지 이어간 39경기이다. 박종호의 기록은 9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 올시즌 최다 연속경기 안타는 삼성 이승엽이 기록한 20경기이다. 선동열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25년 넘게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연감'의 진기록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두 기록 말고도 사이클링히트(통산 14회), 노히트노런(통산 11회)도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이 돼 버렸다. 특히 노히트노런은 한화 송진우가 2000년 5월18일 광주 해태전에서 작성한 이후 12년 넘게 연출이 중단됐다. 퍼펙트게임은 아직 단 한 차례도 작성되지 않았다. 기록은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대기록, 진기록이 꾸준히 나와야 프로야구의 품위가 더욱 높아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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